January 9, 2018

박기철 소장님 중국 칼럼

중국의 빛과 그림자 :중국의 미래 10년을 읽다 시진핑과 중국의 꿈 (4) - “중국 모델(中國模式)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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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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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09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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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朴起徹) / 평택대학교 중국학과 | basis63@hotmail.com
출처: 평안신문, 승인 2014.04.29 13:18:40

21세기에 들어와 한때 많은 학자들의 관심을 받았던 책이 한 권 있었다. 그 책은 ‘역사의 종말(The End of History: the last man)’로 프란시스 후쿠야마라는 하버드 대학교수가 저술한 것이다. 그는 책에서 “20세기를 지배해온 자유민주주의와 공산주의의 대결에서 자유민주주의가 최종적으로 승리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 자본주의는 인류의 진화와 정부의 최종 형태이며 역사의 종착점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논리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점차 빛이 바래지기 시작했다. 자유민주주의에 토대를 둔 시장 자본주의는 월가(Wall Street)의 금융기관들이 탐욕에 빠진 파생상품을 개발하여 세계 시장에 공급하였고 이것이 부메랑이 되어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자본주의 국가들을 고통의 시기에 빠져들게 하였다.

이로 인해 미국과 서양의 중산층이 몰락하여 빈곤층이 대량 생산되었고 국가들은 대형 은행들의 연쇄부도를 피할 수 없었으며 국가부도의 사태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한편, 중국은 미국과 자본주의 국가와는 다르게 이 시기에도 성장을 계속해왔고 자신만의 방식, 이를 중국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라고 불렀다. 2004년 골드만 삭스의 고문이었던 라모 교수가 중국의 발전 방식에 대해 ‘베이징 컨센서스’ 혹은 ‘중국 모델’이라고 처음 개념화하였다.

중국 모델은 서방과 같이 정치적 자유화를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시장경제적 요소를 최대한 도입하여 중국식의 발전 모델을 만든다는 것이다. 특히, 정부 주도의 점진적인 경제개혁과 균형 발전 등의 내용을 강조하는 이 모델을 아시아, 아프리카, 그리고 중남미 국가들에게 제시하여 호응을 얻고 있다. 세계 금융위기 이후 중국 모델은 지금까지의 서양 중심의 발전 방식에 거대한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이것이 가지는 의미는 단순히 중국의 경제적 발전의 성과를 넘어서서 지금까지의 국제 정치 경제질서에서 미국이 장악하고 있는 주도권에 대한 도전이기도 하다. 미국 혹은 서양식 발전 모델론의 대표격인 로스토우(W. W Rostow)의 학설은 모든 국가의 발전과정은 5단계(전통사회 – 도약 전 단계 – 도약단계 - 성숙단계 – 고도 소비단계)를 거쳐야 하며 그 양식은 서양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하였고, 자본주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30년간의 매년 10% 이상의 경제성장은 인류 역사상 최초의 기록이고 동시에 세계 인구의 1/4을 빈곤에서 해방시켰다고 할 수 있다. 그 근거에 바로 중국 모델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시진핑 정부는 덩샤오핑 이후의 중국의 발전들, 예를 들어 후진타오 시기의 베이징 올림픽과 상하이 엑스포의 성공적인 개최, 그리고 금융위기의 극복에 자신감을 얻었다.

특히 2010년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하면서 미국과 경쟁할 수 있는 G2로서 세계적 강대국이 되었고 이것이 바로 중국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토대가 되었다고 믿고 있다. 시진핑은 중국 모델을 바탕으로 정부투자와 수출에 의존했던 구조를 지금은 민간투자와 내수 위주로 전환하고 있고 현재 무역의존도를 70%에서 40%로 낮추고 있다. 이것은 더 이상 서양의 시장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둘째는 기존의 저렴한 인건비와 자원에 의존했던 것에서 자본과 기술에 의존하는 형태로 경제체제를 전환하고 있다. 셋째는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변화시켜 보다 확실한 세계 경제에서의 자리매김을 시도하고 있다. 개혁개방 이후 등장한 ‘중국 모델’은 이제 서양의 발전 모델에 대항하는 새로운 형식의 발전 모델로 제시되고 있으며 또한 ‘중국의 꿈’을 실현하는 중요한 시금석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