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9, 2018

박기철 소장님 중국 칼럼

중국인의 지혜126 삼십육계(三十六計) - 混戰計

Author
ient
Date
2018-01-09 11:59
Views
177
박기철(朴起徹) / 평택대학교 중국학과 | [email protected]
출처: 평안신문, 승인 2014.01.22 15:43:53

- 제28계: 상옥추제(上屋抽梯) - 지붕 위로 유인한 후 사다리를 치우다

원문 : 假之以便,唆之使前, 断其援應,陷之死地.遇毒, 位不當当.
(가지이편, 사지사전, 단기원응, 함지사지. 우독, 위불당야)

해석 : 상대방을 유인하고 적의 지원을 단절하여 고립시킨다. 반대로 위험에 빠지면 사력을 다해 대항한다.

지붕 위로 올라간 후 사다리를 치워버리면 내려갈 길이 막막해진다. 이 계책과 관련한 이야기는 삼국지에 등장 하고 있다. 당시 전략적 요충지로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던 형주 지역은 처음에는 유표가 차지하고 있었다. 유표는 자신의 아들들 중에서 장남 유기(劉琪)보다 유종(劉琮)을 편애하였다. 특히, 당시 유기의 계모는 유기가 득세 할까봐 두려워하였고 제거할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아버지로 부터도 사랑을 받지 못하고 계모로 부터도 위협을 받던 유기는 고민 끝에 유비를 찾아간다.

유비에게 도움을 청하였지만 자신도 유표에게 의탁하고 있는 신세라 제갈량을 찾아가라고 하면서 유기의 청을 거절하였다. 유기는 수차례 제갈량을 찾아가 도움을 청하였지만 번번이 거절당하였다. 하루는 다시 제갈량에게 옥상에서 같이 술 한잔할 것을 권하였고 제갈량은 이에 응하게 되었다. 술자리가 잠시 지난 후 유기는 옥상으로 연결하던 사다리를 치워버렸다. 그리고 제갈량에게 “이제 하늘에 오를 수도 없고 땅으로 갈 수도 없습니다. 선생께서 말씀 해주시면 듣겠습니다”라고 간청하였다. 이에 제갈량은 할 수 없이 춘추시대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진(晋)나라 헌공이라는 왕에게 여희라는 후궁이 있었는데 헌공의 두 아들을 미워하고 있었다. 신생과 중이라는 두 아들 중 중이는 멀리 외국으로 도망가서 살 수 있었고, 신생은 왕의 옆에 있다가 역모로 몰려 죽임을 당합니다”라고 말해주었다. 무슨 뜻인지 알아들은 유기는 즉시 자신의 아버지에게 자신이 변방을 지키겠다고 자원을 청하여 도성을 빠져나와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유기가 제갈량을 초청한 것은 ‘上屋’에 해당하여 유인한 것이고, 사다리를 치운 것은 ‘抽梯’로 퇴로를 차단한 것이다.

이 계책은 군사적으로 작은 이익으로 적을 유인하고, 그 이후에 적의 지원을 차단하고 적을 고립시킨 후 포위하여 섬멸하는 것에 주로 운용되어 왔다. 그러나 이 계책을 성공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므로 상대를 잘 분석해야 한다. 우선 상대가 탐욕스럽다면 재물로써 유인하고, 교만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면 약한 모습을 보여서 유인해야 한다. 또한 색을 밝히는 사람이면 미인계를 쓰고 어리석은 사람이라면 속임수를 쓰며, 임기응변에 능한 사람이라면 매복해서 유인해야 한다.

이렇게 상대방에 대한 분석과 유인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을 경우, 다음은 상대방이 쉽게 후퇴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퇴로를 차단해야 하고 다른 쪽에서의 지원이나 원조도 불가능하게 완전히 사지에 빠뜨려야 한다. 이와 반대의 경우도 있다. 적과의 대결에서 자신의 부대가 약할 경우 ‘배수의 진’을 치기도 한다. 앞에는 커다란 강이 흐르고 뒤에는 적들이 공격해올 때 사용하는 것이 배수의 진이며, 이 경우 소수가 다수를 이길 수 있는 계책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상옥추제 계책의 핵심은 ‘상대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유인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것이 바로 이 계책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짓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