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9, 2018

박기철 소장님 중국 칼럼

중국, 중국인의 지혜 123 삼십육계(三十六計) - 병전계(幷戰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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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ent
Date
2018-01-09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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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朴起徹) / 평택대학교 중국학과 | [email protected]
출처: 평안신문, 승인 2014.01.02 14:31:10

제25계: 투량환주(偸樑換柱) - 대들보를 훔치고 기둥을 바꾸다.

병전계는 36계 중에서 25계에서 30계까지이며, 자신의 세력이 약할 경우 우군(友軍)과 연합해서 싸우는 전략 이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서는 우군도 적군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먼저 우군을 배반해서 주도권을 장악하는 전략이기도 하다. 전쟁이나 전투 혹은 경영에 있어서 상황의 변화가 극심할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주도 권을 잡는 것이고 이를 위한 계책들이 담겨있다. 투량환주 계책은 원래 중국 청나라 시기에 유명했던 홍루몽(紅樓夢)이란 소설에서 나왔으나 이미 춘추전국시 대부터 이 계책이 사용되어 왔다. 원래 대들보와 기둥은 건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핵심 부분이다.

이 계책은 대들보를 훔치고(偸樑), 기둥을 바꾸어(換柱) 사물이나 대상의 성질과 내용을 바꾸어 상대를 속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계책의 가장 대표적인 이야기는 진시황과 관련이 있다. 전국시대 가장 서쪽 변방에 위치하던 진나라는 점차 힘을 키워 천하를 통일하였다. 천하를 통일한 진시황은 만리장성을 축조하고, 분서갱유(焚書坑儒)를 자행한 것으로도 유명한데, 집권 말기에 천하를 순시하기 시작하였다.

순시하던 도중 병에 걸린 진시황은 자신이 더 이상 살 수 없음을 깨닫고 자신의 심복이던 이사(李斯)를 불러 큰 아들인 부소를 황제로 삼을 것을 유언으로 남겼다. 그리고 이어서 자신의 둘째인 호해(胡亥)와 환관인 조고를 불러 부소가 황제가 될 때까지 자신의 죽음을 비밀에 부칠 것을 당부하였다. 그러나 조고는 부소가 황제가 되면 자신의 비리가 발각될까 두려워 이사와 어두운 거래를 하였다. 조고는 이사에게 만약 부소가 왕이 되면 이사의 정적이 부소를 지지하고 있으므로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유언장을 바꾸도록 하였다. 주저하던 이사는 조고의 말대로 유언장을 바꾸었고, 호해를 황제로 만들고 부소는 사약을 먹고 죽도록 하였다.

바로 이것이 가장 대표적인 투량환주의 계책이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곳곳에서 반란이 일어났고 결국 진나라는 스스로 멸망하게 된다. 또 하나는, 한나라를 세운 유방과 그의 맹장이었던 한신에 얽힌 이야기가 있다. 유방이 한나라를 세우고 황제가 되자 그 당시 책사였던 장량(張良)은 유방이 자신들을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을 알고 미리 낙향해버렸다. 그러나 정치적 야심이 있던 한신은 왕으로 책봉되어 자신의 영지에서 세력을 키우고 있었다. 이를 눈치챈 유방은 한신을 수도로 불러 가택연금을 하였다. 한신은 당시 흉노족을 공격하러 출병한 진희라는 장군을 불러 유방은 믿을 수 있는 황제가 못되고 언젠가 당신도 황제의 손에 제거될 것이니 자신과 함께 거사를 하자고 부추겼다.

진희는 변방에서 난을 일으켜 유방에게 대항하였고 유방이 이를 제압하려 출병하였다. 한편, 유방은 한신에게 진희가 이미 대패하여 피살되었다고 소문 을 내었고 한신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하였다. 실제로 진희를 패배시킨 후 유방은 돌아와 자신이 황제가 될때 가장 큰 공을 세웠던 한신을 죽여버렸다. 바로 유방이 사용했던 계책도 투량환주의 계책으로 거짓으로 적의 손발을 묶어 적을 제거하였던 것이다. 비록 이 계책이 옳고 그른가에 대해 논쟁의 여지는 있을 수 있으나 승리한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비정한 전쟁의 상황에서는 받아들여질 수 있는 계책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