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9, 2018

박기철 소장님 중국 칼럼

중국, 중국인의 지혜 122 삼십육계(三十六計) - 混戰計

Author
ient
Date
2018-01-09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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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朴起徹) / 평택대학교 중국학과 | [email protected]
출처: 평안신문, 승인 2013.12.18 14:12:21

제24계: 가도벌괵(假途伐虢) - 길을 빌려 괵(虢)나라를 정벌하다

원문 : 兩大之間, 敵脅以從, 我假以勢. 困, 有言不信. (양대지간, 적협이종, 아가이세. 곤, 유언불신)
번역 : 상대와 내가 세력이 강하고 가운데 약자가 있을 때, 만약 상대방이 약자를 공격하면 바로 지원을 하고 그 기회를 틈타 세력을 확대해야 한다.

‘가도벌괵’ 계책은 춘추시대의 역사책인 ‘좌전(左傳: 僖公五年)’에 실려 있는 “진(晋)나라가 우(虞)나라의 길을 빌려 괵을 토벌하다”라는 내용에서 유래하고 있다. 이 계책은 상대방에게 길을 빌린다는 명분하에 상대방을 멸망시키거나 혹은 상대방의 중요한 거점을 점령할 때 사용된다. 즉, 명목상으로는 길을 빌린다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병력을 적에게 침투하여 상대방의 상황을 이해하고, 심지어는 상대방을 통제하여 최후에는 상대 방을 점령하는 계책이다.

춘추시기에 각 제후국간에는 전쟁이 끊이지 않고 약육강식의 상태가 지속되고 있었다. 당시 중원지역에 있던 진(晋)나라는 자신의 세력을 넓히기 위해 남쪽에 있던 우(虞)나라와 괵(􂨎)나라를 점령하려고 계획하였다. 그러나 이 두 나라가 서로 동맹을 맺고있어 공격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때 진나라의 대신이던 순식(筍息)이 계책을 내놓았다. 우선 우나라 왕에게 좋은 선물과 뇌물을 주고 괵나라를 공격하기 위해 길을 빌리고, 이후에 다시 우나라를 공격하자는 것이었다.

진의 왕은 이 계책을 받아들였고, 좋은 말과 보물들을 우나라에 헌상하고 길을 빌려달라고 청하자 욕심이 많 은 우나라 왕은 이를 수락했다. 그해 여름 진나라의 장군들은 병사를 이끌고 괵나라와 우나라사이에 있던 전략적 요충지를 점령하였다. 3년이 지난후 진의 왕은 또 우나라 왕에게 길을 빌려달라고 청했다. 이때 우나라의 대신이던 궁지기(宮之奇) 가 “괵나라와 우나라는 순망치한(脣亡齒寒)의 관계로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듯이 만약 괵나라가 망하면 우나 라도 망하게 됩니다”라고 간언하였다. 그러나 욕심에 가득찬 왕은 그의 간언을 듣지 않고 또 한번 길을 빌려주었다.

왕이 자신의 말을 듣지않자 궁지기는 자신의 식솔을 거느리고 다른 나라로 도망쳐 버렸다. 진나라는 대군을 이끌고 우나라를 통과하여 일거에 약소국인 괵나라를 멸망시켜버렸다. 이후 진나라는 돌아 오면서 약탈한 재물을 우나라의 왕에게 헌상하였고 우나라 왕은 이들을 극진히 대접하였다. 진나라의 장군인 리극(里克)은 병을 핑계로 자신의 군대를 우나라의 수도 근처에 머물게 하였고 며칠이 지나지 않아 진나라 왕이 대 군을 이끌고 우나라로 들어왔다.

우나라 왕은 성밖으로 나가 마중하였고 함께 사냥을 하였다. 사냥을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 우나라의 성에서 불길이 오르는 것을 보고 놀라 급히 돌아갔으나 이때는 이미 진나라의 군대가 우나라를 점령하였다. 진나라는 이렇게 손쉽게 우나라와 괵나라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이 계책은 3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째는 명분을 얻는 것으로 상대방에게 혜택을 줌으로서 자신에게 우호 적인 세력으로 만든다. 둘째는 기회를 얻는 것으로 자신의 세력을 발전시켜 기초를 다진 후, 상대방을 통제한다. 셋째는 강을 건넌 후 다리를 철거한다(과하탁교)로 자신이 필요에 따라 만들었던 우호세력을 제거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