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9, 2018

박기철 소장님 중국 칼럼

중국, 중국인의 지혜113 삼십육계(三十六計) - 敵戰計

Author
ient
Date
2018-01-09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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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朴起徹) / 평택대학교 중국학과 | [email protected]
출처: 평안신문, 승인 2013.09.11 14:49:55

제12계: 순수견양(順手牽羊) - 기회를 틈타 양을 끌고 가다

원문: 微隙在所必乘, 微利在所必得. 少陽, 少陰. (미극재소필승, 미리재소필득, 소양, 소음)
번역: 적의 약점이 아무리 작더라도 반드시 이용해야 하고, 이익이 아무리 작더라도 쟁취해야 한다.
적의 약점으로 승리를 거둘 수 있다.

‘순수견양’은 원래 ‘손을 뻗어 타인의 양을 끌고 간다’는 말인데, 자신의 목적을 실현하는 과정 중에 얻은 의외의 수확을 의미한다. 한편, 군사적으로는 적의 약점이 나타나면 그 약한 곳을 공격하여 이익을 얻는 계책이다.
예로부터 이 계책을 매우 중요시 했는데, ‘육도(六韜)’에 말하기를 ‘전쟁에 능한 사람은 이익을 보고 잃지 않으며,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고 하였다. 또한, 합종연횡 전략으로 유명한 소진(蘇秦)과 장의(張儀)의 스승이던 귀곡자(鬼谷子)의 계략편을 보면, ‘하늘과 땅을 살피고 공간을 살핀다’는 말이 있는데 바로 상황의 변화를 주의깊게 관찰하고 적에게 약점이 생기면 이를 공격하여 적을 제거한다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 계책의 성공여부는 적의 약점을 파악하는 안목과 시기가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기원전 203년 한나라 유방의 부하였던 한신(韓信)이 제나라의 왕으로 책봉받게 되었는데 그것은 바로 유방과 항우의 대립에서 얻게 된 것이다. 기원전 205년에 제나라의 왕이었던 전영(田榮)과 유방은 동쪽과 서쪽에서 항우를 공격하였다. 이에 항우는 대군을 이끌고 전영을 격파하였고 유방과 대치하였다. 항우의 군대가 전영을 공격하면서 잔인하게 성곽을 불태웠고 항복한 군인들을 산채로 매장해버렸다.

제나라 사람들은 이에 격분하여 흩어진 병사들을 모아 다시 항우를 공격하였다. 항우는 유방과의 싸움으로 제나라의 반란을 진압할 힘을 가지지 못했다. 이때 한신은 원래 제나라와 연(燕)나라를 복속시키기 위해 군대를 동원하였다. 연나라는 이미 힘이 모자라 스스로 한신에게 항복하였고, 제나라는 항우에게 대항하고 있었기 때문에 한신에 대해서는 자신을 공격할 것이라고 전혀 예측하지 못하고 있었다.

바로 한신이 제나라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항우에게 대항한다고 다른 쪽을 준비하지 못하고 있을 때 이 약점을 이용해서 제나라를 정복할 수 있었고, 동시에 한신은 유방과 항우의 전쟁에서 자신이 제나라의 왕으로 임명받을 수 있었다. 이 두 가지가 모두 한신에게는 ‘순수견양’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삼국지에 나오는 이야기다. 당시 한나라의 황제였던 헌제는 동탁에게 납치되어 장안에 머물고 있었다. 훗날 동탁이 죽고 반란군이 헌제를 압박하자 몰래 낙양으로 탈출을 감행하였다. 도중에 반란군에게 쫓기게 되었는데, 수레가 반란군들에게 잡히려는 순간 황제를 모시던 신하인 동승이 “가지고 있는 모든 패물과 돈을 길에 버려라”라고 소리를 쳤다. 함께 도망치던 신하들이 패물과 돈을 길에 버렸고, 반란군들은 이를 줍느라고 정신이 없어 황제를 놓치게 된다. 도적들은 보화를 줍는다고 진정한 보물인 황제를 잡지 못하고 놓쳐버렸다. 황제를 놓친 반란군들은 명분을 잃게 되고 금방 진압을 당하게 된다.

한신의 이야기에서도 ‘순수견양’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유방과 항우의 대립구도를 이용해 자신이 제나라의 왕이 되었던 한신은 유방의 견제를 받아 모반죄로 체포되어 3년도 지나지 않아 처형당하게 되었다.
이 계책 역시 소탐대실을 하기 쉽다. 상대방의 허점과 약점을 보는 안목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고 있다. 자신의 욕심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절대로 이러한 안목을 가질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