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9, 2018

박기철 소장님 중국 칼럼

중국.중국인의 지혜 110 중국, 중국인의 지혜 : 삼십육계(三十六計) - 敵戰計

Author
ient
Date
2018-01-09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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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朴起徹) / 평택대학교 중국학과 | basis63@hotmail.com
출처: 평안신문, 승인 2013.08.22 09:50:54

- 제9계: 격안관화(隔岸觀火) - 강건너 불구경
원문 : 陽乖序亂, 陰以待逆. 暴戾姿瞧 , 其勢自斃. 順以動豫, 豫順以動.
(양괴서난, 음이대역. 폭려자초, 기세자폐. 순이동예, 예순이동)


해석 : 상대방의 내부 모순이 격화될 때, 자신은 그 상황을 잘 주시하고 상대방이 더 악화 될 경우, 공격하여 어부지리를 얻는다. 이 계책은 당나라의 스님이었던 건강(乾康)이라는 사람의 글에서 유래했는데, 그 내용은 다른 사람에게 재난이 생겼을 때, 수수방관(袖手傍觀)하면서 자신의 이득을 취한다는 것이다.

원래 전쟁은 이익을 획득하기 위한 것이다. 상대방과 언제 싸울 것이며, 또 언제 멈출 것인지, 어떻게 싸울 것이며, 누구랑 싸울 것인가는 모두 ‘이익’이 중심이 될 수 밖에 없다. 만약 어떤 전쟁이 자신에게 이익이 되지 않거나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을 경우 굳이 움직일 필요가 없다. 바로 ‘격안관화(隔岸觀火)’ 계책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도리는 서두르지 말고 시기를 기다렸다가 기회가 되면 그때서야 행동을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국(戰國) 시기에 한(韓)나라와 위(魏)나라가 일년이나 전쟁을 했으나 그 어떤 결과도 얻지 못하고 있었다. 이때 멀리서 이 전쟁을 지켜보던 진(秦)나라의 혜왕(惠王)은 이들의 전쟁을 멈추게 하고 싶어 대신들과 회의를 개최하였다. 어떤 대신들은 “도의상 두 나라의 전쟁을 멈추게 하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라고 하였고, 또 어떤 대신들은 진나라와 상관없는 일입니다고 주장을 펼쳤다.

이때 조용히 있던 진진(陳軫)이라고 하는 사람이 “대왕께서는 천하를 통일하시고 싶습니까?”라고 물었다. 진나라 왕은 당연히 통일을 하고 싶다고 대답하였다. 진진은 춘추(春秋)시대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노나라에 무술이 뛰어난 변장자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하루는 어떤 지방에서 머물게 되었다. 이때 그 지역에 두 마리의 호랑이가 자주 출몰하여 가축을 해치고 심지어는 사람을 물기도 하는 등 공포에 빠져있었다.

변장자는 이 호랑이들을 제거하기로 결심하고 청동검을 가지고 산으로 들어갔다. 산속에서 두 호랑이를 발견하였는데, 마침 이 호랑이들은 소를 잡아와 머리를 먹고 있었다. 같이 간 사람들이 호랑이를 공격하려하자 이를 만류하면서, “지금 두 호랑이가 막 사냥한 소를 먹기 시작했으니 조금 기다려야 합니다. 먹이가 얼마 남지 않으면 서로 싸울 것입니다. 그때 서로 상처를 입고 힘이 빠질테니, 지금 호랑이를 공격하는 것 보다 훨씬 쉽습니다”라고 말했다.

숲에 숨어서 기다리자, 과연 두 호랑이는 얼마남지 않은 먹이를 두고 서로 싸우기 시작했다. 결국 한 마리가 물려죽고 남은 한 마리도 상처를 입고 있었다. 바로 이때 남은 호랑이를 공격하여 죽였다. 진진은 이어서 “현재 한나라와 위나라가 1년 이상을 전쟁을 하고 있는데 두 나라 모두 크게 약해질 것이니 그때 공격하면 될 것입니다”라고 주장하였고, 혜왕은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진나라는 두 나라가 충분히 약해졌다고 판단됐을 때 군대를 동원하여 이를 공격하고 자신의 영토로 편입시켰다.

진은 이러한 계책을 통해 전국(戰國) 시기의 분열되어 있던 6개의 나라들을 통일하게 되는 기초를 세우게 되고, 진시황에 이르러 드디어 천하를 통일하게 된다. 이 계책에서 유의할 것은 서둘러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만약 충분한 준비가 되지 않았음에도 공격을 할 경우 오히려 싸우던 두 세력이 힘을 합쳐 오히려 자신이 불리해질 수 있다. 그러므로 조급하지 않게 시기를 볼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