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9, 2018

박기철 소장님 중국 칼럼

중국, 중국인의 지혜 106 삼십육계(三十六計) - 勝戰計

Author
ient
Date
2018-01-09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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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朴起徹) / 평택대학교 중국학과 | [email protected]
출처: 평안신문, 승인 2013.07.17 17:18:31

- 제5계: 진화타겁(趁火打劫) - 적의 곤경을 이용하여 적을 공격한다원문: 敵之害大, 就勢取利, 剛決柔也.(적지해다, 취세취리, 강결유야)
번역: 적이 어려움을 당할 때, 세력을 몰아서 이익을 취한다

이 계책의 의미는 적이 어려움을 당할 때, 그 기회를 이용해서 승리를 취한다는 것으로, 강자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며, 유리한 기회를 장악하면 이를 놓치지 않고 적을 굴복시켜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손자병법(孫子兵法)의 시계편(始計篇: 계책을 세우는 전략)에 보면 이와 유사한 전략이 이미 구사되고 연구되 어 있다.

손자는 4자로 쉽게 쓰고 있는데, “난이취지(亂而取之)”, 즉 상대방이 어려움을 당할 때, 이득을 취하라는 뜻으로 거의 같은 의미이다. 이와 관련한 중국의 역사 이야기가 상당히 많이 전해져 내려오는데 삼국지에서 또 그 예를 찾아 볼 수 있다.

유비는 의형제인 관우와 장비를 잃고 복수심에 불타 무리한 전쟁을 계속하게 된다. 제갈량이 이를 수차례 만류하 지만 고집을 꺽지않고 전쟁을 하다가 결국은 패배하고 백제성에서 병석에 눕게 되었다. 스스로 부끄럽고 후회 막급하여 병석에서 일어나지 못한 유비는 제갈량을 불러 후일을 부탁하고 세상을 떠나게 된다.

유비의 사망 소식을 들은 조조의 아들 조비는 기뻐하면서 유비와 적대적 관계에 있던 모든 세력을 결탁하여 촉 (蜀)을 공격하기로 결심하였다. 바로 “적이 어려울 때 공격하라”는 진화타겁(趁火打劫)의 계책을 사용한 것이다. 강동의 오나라를 비롯하여, 남만의 맹획에게 10만의 군대를 요청하고 서쪽 지역의 번(番)나라 등 5개의 국가와 지역을 연합하여 주인이 없는 촉을 공격하기 시작하였다.

이에 놀란 유비의 아들 유선(劉禪)은 급히 제갈량을 찾 지만 제갈량은 이에 병을 핑계로 응하지 않았다. 결국 유선이 직접 제갈량을 찾아 도움을 청하였다. 제갈량이 움직이지 않은 이유는 적들이 사용할 이 계책에 대한 대비를 위해 유비가 병석에 누웠을 때부터 이미 준비하였고, 이를 누설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결국 조비를 비롯한 연합 세력은 제갈량이 준비한 매복에 걸려 모두 패퇴하였으며 촉나라는 유비 이후의 불안정한 정세를 극복할 수 있었다. 이 계책으로 성공한 사례로 대표적인 것은 명나라와 청나라의 이야기를 살펴볼 수 있다. 명나라 말년인 1644 년에 이자성이라는 농민의 반란으로 명은 결국 멸망하게 되었고, 만리장성을 넘지 못하던 청나라에게는 좋은 기회가 찾아 왔다.

당시 만리장성의 동북쪽에 있는 산해관(山海關)을 오삼계라는 장군이 지키고 있었는데, 이자 성의 농민군이 공격해왔다. 안쪽으로는 농민군에게 밖으로는 청나라 군에게 공격을 받던 오삼계는 고민 끝에 청나라에게 지원을 요청하였다. 청나라는 오삼계와 농민군을 실컷 싸우도록 내버려둔 뒤, 둘다 힘이 빠졌을 때 오삼계로 하여금 만리장성의 대문을 열게하고 파죽지세로 쳐들어와 중원을 손에 넣게 되었다.

이후 청나라는 1911년 손문의 신해혁명으로 망하기 전까지 중국을 지배하게 된다. 위에서 살펴본 진화타겁(趁火打劫)의 계책은 상대방이 어려움을 당할 때가 상대방이 가장 취약할 때라는 기본 적인 구도를 이용하는 것이다. 이 계책의 성공과 실패는 상대방 뿐만 아니라 내 자신이 어떻게 준비했는가에 따라서 완전히 다른 결과를 보이고 있다.

제갈량은 유비가 병석에 누웠을 때 이미 준비를 했기 때문에 위기를 넘길 수 있었던 반면, 명나라는 그 준비를 하지 못해 결국 국가가 망하게 되었다. 오늘날에도 우리가 살아가면서 항상 내가 가장 어려울 때를 대비해서 만반의 준비를 갖추지 않으면 자신에게 어려움이 닥쳤을 때 오히려 상대방에게 좋은 기회를 주게 되고, 자신은 속수무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그러므로 이 계책은 기회가 왔을 때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할 것과 내가 어려울 때를 항상 준비하 라는 두 가지를 동시에 생각해야 한다고 일깨워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