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9, 2018

박기철 소장님 중국 칼럼

중국,중국인의 지혜103 삼십육계(三十六計) - 勝戰計

Author
ient
Date
2018-01-09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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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朴起徹) / 평택대학교 중국학과 | basis63@hotmail.com
출처: 평안신문, 승인 2013.06.26 14:35:20

- 제2계: 위위구조(圍魏救趙) - 위나라를 포위하여 조나라를 구하다

원문: 共敵不如分敵, 敵陽不如敵陰(공적불여분적, 적양불여적음)
번역: 적군을 분열시켜 각개격파 하는 것이 유리하고, 적의 약한 곳을 공격하라.

36계 중의 제2계인 ‘위위구조’의 이야기는 ‘사기 손자오기열전(史記 孫子吳起列傳)’ 에 나오는 것으로, 제(齊)나라와 위(魏)나라의 전투와 관련되어 있다. 기원전 353년 당시 강대국이었던 위나라는 자신의 부하이던 방연(龐涓)을 시켜 10만대군을 파병하여 당시 이웃하고 있던 조(趙)나라를 공격하도록 하였다.

조 나라는 강력한 위나라의 공격에 연전연패하여 위기에 처하자 맹방이던 제(齊)나라에 도움을 청하였고, 제나라의 왕은 손자(孫子)의 후손으로 알려진 손빈(孫斌)으로 하여금 8만대군을 이끌고 조나라를 구하도록 하였다.

손빈과 방연은 원래 귀곡자(鬼谷子)라는 유명한 병법의 스승 밑에서 동문수학하던 사이였다. 손빈의 실력이 항상 월등하던 것을 시기하던 방연은 손빈을 모략하여 다리를 잘라버리고 괴롭혔다. 손빈은 미친 척하면서 다리 밑에서 구걸하는 거지로 살고 있다가 제나라의 도움을 받아 위나라에서 탈출하였고, 이제 복수할 기회를 잡은 것이었다.

제나라의 군대가 위나라와 조나라의 국경에 도착했을 때, 손빈의 부하는 조나라를 포위하고 있는 위나 라를 공격하자고 건의하였다. 그러나 손빈은 냉정함을 잃지 않고 부하들에게 “적을 공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가장 약한 곳을 공격하는 것이다. 특히 적의 병력이 집중된 곳은 피해야 한다”라고 말하였다.

그는 이어서 “현재 위나라의 정예부대가 모두 조나라를 공격하기 위해 이곳에 모여있고, 자신들의 수도(현 재의 개봉)는 비어있다. 그러므로 적군의 수도를 공격하면 자연히 조나라도 위기에서 구할 수 있고 적을 약화시킬 수 있다”라고 주장하였다.

실제 수도를 공격당한 위나라의 군대는 황급히 철군을 시작하였으며, 조나라는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철수하던 위나라의 군대는 제나라의 매복과 기습 공격에 참패를 당하여 국력이 쇠하기 시작하였다.

이후 수년의 시간이 흐른 뒤 손빈과 방연의 결전에서 손빈이 승리하고 방연이 이 전투에서 사망하자 훗날 사람들은 손빈을 높이 받들고 그의 전략과 병법을 일컬어‘손 빈병법’이라고 하였다. 삼국지에서도 이와 유사한 상황을 살펴볼 수 있다. 적벽대전의 주인공이던 주유(周瑜)가 병들어 죽자, 조조(曹操)는 30만 대군을 이끌고 오(吳)나라의 손권을 공격하기로 결심하였다.

이때 가장 걱정되는 것이 서량(西涼) 지역이었다. 그래서 조조는 꾀를 내어 마등을 죽이고 오나라를 공격하였고, 오나라는 당시 동맹을 맺고 있던 유비에게 도움을 청하였다. 당시 유비는 사천의 서쪽지역을 공격하느라 여력이 없었는데, 제갈량(諸葛亮)이 ‘위위구조’의 계책을 사용하여 마등의 아들 마초(馬超)와 연합하여 조조의 수도를 공격하였다.

이에 놀란 조조는 오나라에 대한 공격을 중지하고 철수 할 수 밖에 없었다. 이 전투를 통해 제갈량은 오나라를 위기에서 구했을 뿐만 아니라 유비가 촉(蜀)나라를 세울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였다. 위나라를 포위하고 조나라를 구한다는 이 계책에서 사실 포위한다는 것은 수단에 불과하고 진정한 목적은 구(救)하는데 있었다.

실제 상거래에 있어서도 협상이나 담판을 하는 것은 하나의 돌파구를 마련하 는 것에 불과하고 최종의 목적은 담판의 주도권을 쟁취하여 승리하는 것에 있다. 또한 이 계책은 3자 혹은 다자간의 대립에서 자신이 주도권을 잡는데 상대방간의 힘의 상호작용을 잘 분석하여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사용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