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9, 2018

박기철 소장님 중국 칼럼

21세기 중국의 빛과 그림자82 시진핑의 ‘제2의 남순강화(南巡講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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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ent
Date
2018-01-09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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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朴起徹) / 평택대학교 중국학과 | [email protected]
출처: 평안신문, 승인 2012.12.24 10:59:32

지금부터 20년전인 1992년 1월 19일 설날을 며칠앞두고 당시 중국 최고의 권력자였던 덩샤오핑이 남방의 기차역에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88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주위의 부축을 받으며 무리한 기차여행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의 남방지역인 선쩐(深圳), 주하이(珠海)는 1978년 중국 개혁개방의 상징적인 도시이다. 이후 중국 수출의 교두보로 자리잡고 동남아 지역의 화교자본과 결합하고 해외자본과 기술을 유치하는 중국 개혁개방의 중심 도시였다. 고령의 덩샤오핑은 이 지역들과 상하이(上海) 지역을 시찰하면서 ‘개혁개방’의 지속을 강조하였는데, 중국에서는 이것을 바로 제2의 개혁개방이라고 불리는 ‘남순강화(南巡講話)’라고 부른다.

당시 중국은 1989년 천안문 사건 이후 개혁파와 이에 반대하는 보수파간에 심한 갈등을 빚고 있었고, 경제발전을 위한 개혁과 개방 정책이 더 이상 진행되지 못한 상황에서 중국이 개혁과 개방을 계속할 것인가 아니면 다시 계획경제로 회귀할 것인가의 중요한 시기였다.

남방 시찰에 나선 덩샤오핑은 “사회주의를 견지하지 못하고 개혁개방을 하지 않으면, 또 경제를 발전시키지 못하고, 인민의 생활을 개선시키지 못하면 우리는 오로지 죽음의 길만을 걸어가고 말 것이다”라고 비장한 어조로 개혁개방의 지속을 강조하였다.

특히, 보수파들이 공격했던 사회주의의 강조에 대해 “자본주의도 계획이 있고, 사회주의에도 시장이 있다”라고 일갈하면서 보수파들의 공격을 막아냈다. 이것이 덩샤오핑의 마지막 개혁개방의 여정이었다.

남순강화가 있던 그 해 10월에 개최된 중국공산당 14차 전당대회에서 후계자로 지명된 장쩌민(江澤民)은 덩샤오핑의 남순강화를 골자로 하는 ‘사회주의 시장경제건설’이라는 구호를 내놓게 된다. 바로 덩샤오핑이 남순강화에서 주장한 내용들을 요약하여 이후 중국의 발전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이후 중국은 지속적으로 매년 10% 이상의 경제성장을 지속하였다.

지난달 18차 전당대회에서 중국공산당 총서기와 군사위원회 주석직을 승계한 시진핑이 덩샤오핑이 행했던 남순강화(南巡講話)와 같이 남쪽 지역을 시찰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되고 있다.

시진핑은 선쩐을 방문해서 개혁과 개방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고 고강도 개혁을 주문할 예정이라고 한다. 현재 중국은 공산당 1당 통치와 경제발전의 부작용이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공산당은 국민들의 피와 땀으로 이루어낸 경제발전을 부정과 부패를 통해 착복하고 있으며, 그 정도가 극도로 심화되어 중국인들의 공산당에 대한 신뢰가 점점 상실되고 있다.

올해 초 보시라이 일가의 부패문제에 이어 공산당 통일선전부장 역시 부패 문제에 연루되었다. 지금 중국의 지도층 곳곳에서 부패문제가 터져 나오고 있어 시진핑은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하는 순간에 와있다. 이러한 문제를 누구보다 잘 인식하고 있는 시진핑은 개혁개방의 지속과 동시에 중국 공산당의 쇄신을 위해 제2의 남순강화를 준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시진핑의 마음속에는 중국이 더 발전할 것인가 혼란에 빠질 것인가에 대한 두려움이 20년전의 덩샤오핑과 같은 비장함이 묻어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