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9, 2018

박기철 소장님 중국 칼럼

21세기 중국의 빛과 그림자 74 자금성(紫禁城)과 베이징런(北京人)

Author
ient
Date
2018-01-09 10:41
Views
128
박기철(朴起徹) / 평택대학교 중국학과 | [email protected]
출처: 평안신문, 승인 2012.10.17 16:11:34

베이징의 중심거리인 왕푸징(王府井)은 마치 한국의 명동거리처럼 수많은 중국인과 외국인들이 혼잡을 이루고 있다. 얼마전 한국의 롯데 백화점이 중국과 합작하여 진출했다가 실패했던 곳도 바로 이곳이다. 왕푸징에서 창안따지에(長安大街)에 쪽으로 걸어나오면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베이징 판디엔(北京飯店:북경호텔)을 만날 수 있다.

베이징 판디엔의 오른쪽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유명한 자금성앞 천안문 광장에 다다르게 된다. 가까이서 바라본 자금성의 크기에 놀란 외국인들은 연신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기에 정신이 없어 보인다. 이 자금성이 있는 베이징은 명나라와 청나라의 두 개의 왕조동안 중국의 수도로 자리잡고 있었고 지금도 중화인민공화국의 수도로 많은 외지인들과 외국인들을 맞이하고 있다.

왕푸징과 자금성 근처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중국인들 중에서 실제로 베이징의 토박이들은 그렇게 많지 않다. 실제 베이징 토박이들을 만나려면 천안문 광장을 건너질러 치엔먼(前門)까지 가야한다. 그곳에는 오랫동안 베이징에서 생활한 사람들, 중국어로는 ‘라오베이징(老 北京)’을 만날 수 있다. 라오베이징의 중국어는 기타 지역과 달리 마치 입에 사탕을 하나 물고 말하듯이 굴리는 발음을 하고 있다. 그래서 중국어를 오랫동안 한 사람은 그 말을 들어보면 바로 라오베이징임을 알 수 있다.

베이징 사람들과 접촉한 외지인이나 외국인들은 상하이나 기타 지역사람들과는 달리 굉장히 우호적인 인상을 받곤 한다. 그러나 좀 더 오랫동안 대화를 해보면 베이징 사람들의 이러한 우호적인 태도속에 숨어있는 우월감을 발견할 수 있다. 이들의 마음속에는 “나는 베이징 사람이다(我是北京人)”라는 심리적 우월감을 가지고 있다. 이들의 우월감은 수도의 시민이라는 현재적 지위와 동시에 역사적 요인도 함께 작용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멀리는 원나라에서 명나라, 그리고 청나라와 지금에 이르기까지 베이징은 단순히 한 국가의 수도가 아니라 제국의 수도였으며 가장 우월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유전적 기질을 이어받고 있다. 베이징사람들의 성격을 긍정적으로 표현하면 “무엇이든 포용할 수 있다(無所不抱)”라는 포용력을 얘기할 수 있다. 누구를 만나도 누가 방문을 해도 베이징 사람이라는 자긍심을 가지고 무엇이든지 이해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우월감은 또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을 확대해석하고 허풍을 떨게하기도 한다. 그리고 체면(面子)이 중요시 되는 사회이기도 하다. 이들의 주요한 관심사는 정치의 중심답게 주로 정치 얘기에서 시작해서 정치 얘기로 마무리 된다. 중국의 지도자들이 모여사는 중난하이(中南海)가 마치 자신의 이웃이라도 된 듯이 후진타오와 시진핑, 덩샤오핑, 쟝저민 등이 주로 화제 거리가 된다.

베이징 사람들은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이유로 스스로가 자금성을 옆에 두고 살았다는 이유만으로 자신도 황제의 기운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외지인들에게 친절하면서도 동시에 “우리 베이징에는 이전에 황제가 있던 곳이지”라고 말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바로 자금성을 가지고 있다라는 자부심이다.

그러나 베이징에서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라오베이징이 아니라 외지에서 특히 장사에 뛰어난 남쪽에서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일찍이 복건성이나 광동성 등 외국과의 교류가 있던 곳에서 어릴적부터 장사를 배운 사람들이다. 베이징 사람들은 체면을 먹고살고 남방에서 온 사람들은 베이징 사람들의 돈을 먹고 사는 곳이 바로 베이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