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9, 2018

박기철 소장님 중국 칼럼

중국의 빛과 그림자 294 - 중국 인물열전 (35)포사(襃姒): 경국지색(傾國之色)

Author
ient
Date
2018-01-09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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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朴起徹) / 평택대학교 중국학과 / 한중교육문화연구소 소장 / 국제교육통상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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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평안신문

(35)포사(襃姒): 경국지색(傾國之色)

중국은 역사도 길고 땅도 넓고 해서 여러 가지 전설과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춘추전국 시대 이전에도 형식적이지만 통일된 중국의 왕조가 있었다. 그 왕조는 주(周)나라였고 중앙집권이 아니라 마치 유럽의 봉건제와 유사한 형태를 지니고 있었다.

이때는 황제라고 부르지 않고 천자(天子)라고 불렀으며, 그 밑에 제후국들을 두었다. 제후들은 대부분 천자와 혈연관계로 맺어 있었기 때문에 유럽의 봉건제와는 다르게 충성심이 강했다. 중국이 세계의 중심이라는 중화사상(中華思想)이 이때 성립되었다. 주나라를 제외한 주위를 모두 오랑캐라고 여기고 자신들만이 하늘의 뜻을 받들고 있다고 생각하고 왕을 천자라고 불렀다.

그러나 주나라는 이후 한 여인이 등장하여 멸망하게되고 춘추전국시대가 시작된다. 그 여인의 이름은 포나라에서 온 여인이라 해서 포사라고 불렸다.

중국 최초의 왕조로 알려진 하(夏)나라때 궁중에 용이 나타났는데 점을 보자 용이 왕궁에 살거나 또는 용을 죽이거나 모두 화를 당한다고 점괘가 나왔다. 이에 당황한 왕이 그 방법을 묻자, 이를 피하는 방법은 이 용들이 흘린 침과 거품을 잘 보관하여 가두어 두면 화를 면할 수 있다고 하였다. 하나라의 왕은 사람들을 시켜 바닥에 떨어진 용의 침과 거품을 모두 모아 상자를 만들어 그 속에 보관하였다.

이후 하나라가 망하고 뒤를 이은 상(商)나라도 망한 후에 새로운 왕조인 주나라가 세워졌다. 주나라 왕은 그때까지 내려온 이 상자를 보고 전설을 믿지 않고 그 상자를 열었다. 상자를 열자 그 속에 담겨있던 침과 거품이 갑자기 작고 검은 도마뱀으로 변해 도망쳤다. 그리고 이 도마뱀은 후궁쪽으로 달아나다 만난 어린 시녀의 몸속에 들어갔다. 훗날 이 시녀가 성인이 되자 남편이 없음에도 여자 아이를 낳았다. 놀란 시녀는 몰래 이 아이를 산속에다 버렸다.

당시 뽕나무로 만든 활과 화살통이 주나라를 멸망시킨다는 노래가 유행하고 있었는데, 왕이 이 노래를 듣고 괴이하게 생각했다. 마침 그의 눈앞에 뽕나무로 만든 활을 파는 부부가 있어 군사를 보내 이들을 죽이라고 명령했다. 놀란 부부가 도망가는 중에 산속에서 울고 있는 아이를 만나자 불쌍하게 생각하여 자신들이 거두어들이고 포(褒)나라로 도망쳤다.

이후 포나라가 주나라에 죄를 짓고 대신 당시 미녀로 성장한 포사를 주나라 왕에게 바쳤다. 포사가 다시 주나라로 돌아온 것이다. 주나라의 유왕(幽王)은 포사를 끔찍이 아꼈는데 잘 웃지 않고 항상 찌푸린 표정의 포사를 웃기려고 여러 방법을 사용해도 소용이 없었다.

당시 주나라의 가장 큰 적은 서쪽 사막 지역에 살고 있는 융(戎)이라는 유목민족이었다. 이들은 가끔씩 주나라에 쳐들어와 백성들을 죽이고 약탈해갔다. 이를 막기 위해 만든 것이 봉화대와 큰 북이었다. 봉화대의 연기와 북소리가 약속한 회수만큼 울리면 적이 쳐들왔다는 신호로 제후들이 천자를 구하기 위해 모두 달려오곤 했다. 그래서 주나라는 유목민족의 침입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었다.

하루는 주나라 왕이 자신들이 외적이 쳐들어오면 사용하는 봉수대에 불을 붙여 제후들의 충성심을 시험하였다. 제후들이 달려왔으나 적이 없자 모두 당황했는데 그 모습을 본 포사가 깔깔 대고 웃기 시작했다. 포사에 빠져있던 유왕은 시도 때도 없이 봉화를 올리고 북을 치기 시작했다. 처음 몇 번은 제후들이 달려왔으나 정말 유목민족이 침입했을 때는 아무도 오지 않아 어이없이 주나라가 멸망하게 되었다. 포사가 주나라를 멸망시킨 때부터 3천년전이 지났지만 지금도 주위에서 이와 유사한 이야기를 듣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