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9, 2018

박기철 소장님 중국 칼럼

중국의 빛과 그림자 293 - 중국 인물열전 (34) 소진(蘇秦)과 장의(張儀) : 합종연횡(合縱連橫)

Author
ient
Date
2018-01-09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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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朴起徹) / 평택대학교 중국학과 / 한중교육문화연구소 소장 / 국제교육통상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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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평안신문

(34) 소진(蘇秦)과 장의(張儀) : 합종연횡(合縱連橫)

우리는 서로간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합집산(離合集散)이 이루어질 때 합종연횡이란 단어를 자주 사용해왔다.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도 생존과 발전을 위해 동맹을 맺기도 하고 또 동맹을 깨기도 한다.

중국의 춘추전국시대에 수백개의 국가들이 끊임없는 전쟁을 통해 최후에는 7개의 국가만이 살아남았다. 그중에서도 서쪽에 있던 진(秦)나라의 세력이 가장 강해 다른 6개 국가들은 위협을 느끼고 있었다. 서로 살아남기 위해, 또 이들을 격파하기 위한 두 개의 계책이 있었으니 바로 소진(蘇秦)의 ‘합종책(合縱策)’과 장의(張儀)의 ‘연횡책(連橫策)’이다.

합종은 북쪽의 연나라에서 남쪽의 초나라까지 연결하여 당시 세력이 강대해지던 진나라의 공격을 막아내자고 하는 계책이었고, 연횡은 진나라가 동서로 연결하여 다른 나라들을 약화시켜 중국을 통일하고자는 계책을 말한다.

소진과 장의 두 사람은 당시 은둔 현자였던 귀곡자(鬼谷子)의 밑에서 같이 공부를 하던 동문이었다. 주나라 사람이었던 소진은 주나라 왕을 찾아갔으나 중용되지 못했고 진나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후 가장 북쪽에 있던 연나라를 찾아가 조나라와 연합하여 진나라에 대항해야 한다고 설득하였다. 연나라 왕은 그의 의견에 크게 기뻐하고 소진을 조나라로 파견하였다. 조나라 역시 소진의 말에 동의하였고 이후 6개의 나라가 진나라에 대항하는 연합체를 만들었다.

소진은 6개국 동맹의 재상이 되었고 진나라는 감히 중원지역으로 나오지 못했다. 그럼에도 진나라의 행동이 불안했던 소진은 자신의 친구인 장의를 고의적으로 홀대하여 진나라에 들어가 재상이 되도록 도왔다.

진나라의 재상이 된 장의는 소진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처음에는 합종책을 깨뜨리지 않았다. 그러나 소진이 죽었다는 소리를 듣자 합종책을 깨뜨리기 위한 계책을 사용했다. 당시 강대국이었던 제나라와 초나라의 강력한 동맹을 깨뜨리기 위해 반간계(反間計)를 사용하였다. 먼저 초나라에 가서 만약 제나라와 관계를 깨뜨리면 진나라에서 영토를 할양하고 정략결혼을 하겠다고 유혹하였다. 이에 넘어간 초나라는 제나라와 관계를 깨뜨렸고 이후 진나라에게 속은 것을 알고 군사를 일으켰으나 번번히 패배하였고 멸망의 길로 접어들었다.

순망치한(脣亡齒寒)의 관계였던 초나라와 제나라는 초나라가 약해지면서 제나라 또한 점차 세력이 약화되었다. 이렇게 남북을 하나로 연결하여 진나라의 공격을 막아내던 합종책은 장의의 연횡책에 속아 깨어지게 되고 궁극적으로는 진나라가 천하를 통일하게 되었다.

소진과 장의의 합종연횡은 지금까지도 전해져 올 뿐만 아니라 현대사회에서도 자주 사용되고 있다. 합종연횡의 가장 큰 특징은 전쟁을 통하지 않고 외교적인 수단으로 상대방을 약화시켜 기회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외교적 수단이 오래가지 못한 이유는 각자가 자신의 욕심에 의해 맺어진 동맹이기 때문에 쉽사리 이익에 따라 흔들렸다.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미중간의 갈등과 그 사이에 있는 한국과의 관계도 합종연횡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얼마전 중국과의 사드 갈등이 봉합된 것처럼 보이지만 이 문제는 또 다시 한국과 미국의 갈등을 유발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한국은 군사적 안보와 경제적 안보의 선택에서 미국과 중국의 사이에서 합종연횡을 강요받고 있다. 합종을 할 것인가, 연횡을 할 것인가? 한국의 고민은 깊어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