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9, 2018

박기철 소장님 중국 칼럼

중국의 빛과 그림자 289 - 중국 인물열전 (30) 장개석(蔣介石 1887-1975)과 타이완(臺灣)

Author
ient
Date
2018-01-09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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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
박기철(朴起徹) / 평택대학교 중국학과 / 한중교육문화연구소 소장 / 국제교육통상연구소 소장
basis63@hanmail.net
출처: 평안신문

(30) 장개석(蔣介石 1887-1975)과 타이완(臺灣)

꽃보다 할배’란 예능 프로그램 이후 타이완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타이완은 한국에서 비행기로 약 2시간 반 정도 걸리는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고 중국에서는 가장 큰 섬이다. 타이완은 비록 인구가 한국의 절반 가까이 되고 면적이 크지는 않지만 다양한 볼거리가 많아 많은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그 타이완의 수도인 타이베이의 중심에 가면 하얀 대리석의 웅장한 건축물이 눈에 들어온다. 바로 장개석을 기념하는 ‘중정기념관(中正紀念堂)’이다. 중정기념관안에는 매 시간마다 위병들의 절도있는 교대식도 볼만하고 밑으로 내려가면 한국과 연계된 사진들도 전시되어 있다.

타이완의 정식 명칭은 ‘중화민국(Republic of China)’이고 1971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지금의 중국에게 자리를 내주기 전까지는 상임이사국이었다. 그리고 한국과도 1992년 8월에 단교하기 전에는 공산주의에 반대하는 가장 든든한 우방이었다. 그러나 국제정치의 냉혹한 현실로 타이완은 현재 세계에서 국가로 인정받지 못하고 외교적 고립상태에 빠져있다.

타이완이 역사적으로 알려지게 된 것은 청나라가 명나라를 멸망시키고 정성공(鄭成功)이란 장군이 타이완에서 청나라에 저항하면서 부터이다.

이때 중국 대륙에서 많은 사람들이 건너와 타이완에서 고산족들과 함께 거주하기 시작했는데 이들을 ‘본성인(本省人)’이라고 부른다. 이후 일제 식민지를 거쳐 1949년 장개석이 마오쩌둥의 공산당에게 패해 수백만의 사람들과 타이완으로 이주했는데 이들을 ‘외성인(外省人)’이라고 한다. 그래서 장개석의 국민당과 함께 온 외성인과 명청시대부터 살던 본성인 간에는 정치적, 이념적 갈등을 가지고 있다.

장개석은 원래 이름이 중정(中正)이었고 중국의 유명한 다기(茶器)를 생산하는 강소성 의흥(宜興)사람이다. 청나라 말기에 태어난 그는 일본의 무관학교를 졸업하고 신해혁명으로 청나라를 멸망시킨 손문(孫文)의 총애를 받으면서 군대를 이끌었다. 또한 황포군관학교를 세워 많은 군인들을 길러냈다.

손문이 중국을 통일하기 위해 북벌(北伐)을 하던 중에 병사하자 그의 뒤를 이어 총사령관이 되어 1928년 북벌을 완성하고 형식적이지만 중국을 통일하여 국제사회에서 유일한 중국 정부로 인정받게 되었다. 당시 복잡한 중국의 정세 속에서 장개석에 저항하는 세력이 있었는데 바로 마오쩌둥을 중심으로 하는 중국 공산당이었다.

장개석의 국민당을 지지하는 세력은 주로 자본가, 금융가, 지주 등의 기득권 세력이었는데 반해 마오쩌둥을 지지하는 세력은 농민과 노동자였다. 장개석은 수차례에 걸쳐 공산당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나 때마침 일본이 중국을 침략하였다. 공산당은 이를 기회로 민족주의를 이용하여 항일투쟁을 호소했고 여론은 공산당 편을 들어주었다.

결국 자신의 부하였던 만주지역의 군벌출신인 장학량(張學良)이 서안을 방문한 장개석을 체포하여 국민당과 공산당이 연합하여 일본에 대항할 것을 요구했다. 장개석은 할 수 없이 제2차 국공합작을 하여 일본과의 본격적인 전쟁을 개시했다.

1945년 태평양 전쟁으로 일본이 패망한 후 중국 대륙에서는 본격적인 장개석과 마오쩌둥의 내전이 시작되었다. 3년간의 전쟁에서 장개석은 패배하게 되고 자신의 군대를 데리고 오늘의 타이완으로 쫓겨왔다. 이후 타이완에 국민당 정부를 세우고 중국 대륙 수복을 꿈꿨으나 결국 1975년 눈을 감고 말았다. 그리고 바로 그 다음해에 장개석의 천적이었던 마오쩌둥도 이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중국의 “산은 두 마리의 호랑이를 받아주지 않는다” 는 속담처럼 마오쩌둥이 전쟁에서 승리하였으나 세월은 이들 모두를 데리고 가버렸다. 지금의 승패는 세월이 가면 아마 다 부질없는 것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