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9, 2018

박기철 소장님 중국 칼럼

중국의 빛과 그림자 259 비즈니스 삼국지 - (40) 삼국지가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

Author
ient
Date
2018-01-0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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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
박기철(朴起徹) / 평택대학교 중국학과 / 한중교육문화연구소 소장 / 국제교육통상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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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평안신문

(40) 삼국지가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

삼국지는 중국에서 가장 오랜 역사 소설중의 하나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왔다. 이 책은 단순히 전쟁의 역사를 기록한 것을 넘어서서 우리에게 삶의 지혜를 더해주고 있어 그 가치가 높다고 할 수 있다.

명나라를 멸망시킨 이자성이나 태평천국을 일으킨 홍수전 등의 중국의 혁명가들에게는 전략과 전술을 가르쳐 주었고 현대의 기업인들과 리더들에게는 어떻게 기업과 조직을 성공시킬 것인가에 대한 지혜도 알려주고 있다.

삼국지를 정독한 사람들은 여기서 매우 유익하고 의미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빌리다(借)’이다. 제갈량과 주유가 화공(火攻)으로 조조를 물리치는 적벽대전, 육손의 화공으로 승리를 거둔 ‘이릉전투’ 등 모두 41개의 전투에서 ‘불을 빌려’ 전투를 승리로 이끄는 장면이 나온다. 삼국지의 많은 전투에서 화공(火攻)만이 아니라 수공(水攻)도 자주 등장하고, 많은 자연적 조건들을 빌려 전투를 하는 장면들을 볼 수 있다.

현대의 많은 기업가들이나 창업가들이 처음부터 모든 조건을 갖추고 시작한 경우는 극히 드물다. 대부분 자신의 용기와 지혜를 바탕으로 주위로부터 필요한 것들을 빌려서 시작한다. 상대방의 장점으로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고 대내외의 환경을 충분히 이용하여 자신의 세력을 키우는데, 그것이 바로 ‘빌리는’ 지혜이다.

유비는 초기에 꿈과 이상 말고는 아무것도 가진게 없었다. 그러나 그는 한나라의 친척이라는 명분으로 사람들의 힘을 빌려 자신의 나라를 세울 수 있었다. 중국에서 가장 유명하고 성공한 멍뉴(蒙牛)라는 유제품 기업이 있다. 초기에 아무도 이 회사를 모를 때 그 기업의 구호는 당시 최고의 유제품 회사였던 ‘이리(伊利)’가 일등이고 자신이 “내몽고의 2등기업이다”라고 외치면서 사람들의 이미지 속에 각인되었다. 신생기업이 일등기업의 브랜드를 빌려서 한순간에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올렸고 지금도 매우 성공한 기업으로 성장하였다.

기업인과 지도자는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하며, 현재 자신이 처한 위치와 시기, 장소, 자신의 발전 목표에 따라 각기 다른 전략을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자신의 실력이 부족할 때 반드시 ‘빌리는’ 지혜를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고 자신의 세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주관적 판단에만 의지할 경우 그 조직과 기업은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다.

유비와 손권이 조조의 대군을 맞이하여 서로 연합한 것 역시 이러한 상호의 힘을 ‘빌리는’ 전략을 통해 성공적으로 조조의 세력을 격퇴할 수 있었다. 만약 이때 유비와 손권이 서로 살겠다고 했다면 틀림없이 조조에게 패배했을 것이다. 삼국지를 관통하는 ‘빌리는’ 전략은 수도 없이 등장하고 이를 잘 이용하는 측은 성공하고 그렇지 못한 경우는 실패하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상호간에 힘을 빌리는 근본적인 이유는 ‘이익’이다. 유비와 손권이 동맹에 성공한 것도 그리고 이후에 그 동맹이 깨지는 것도 ‘이익’에서 연유하고 있다. 그러나 만약 자신의 이익만 생각하고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빌리는’ 계약은 깨어지고 만다. 유비가 손권과의 동맹에서 형주(荊州)를 주기로 한 약속을 끝까지 지키지 않다가 관우와 장비도 죽고, 심지어 자신도 쓸쓸히 백제성에서 생을 마감하였다.

삼국지는 우리에게 ‘빌리는’ 지혜가 자신의 꿈과 미래를 만드는 밑거름이란 것을 알려주고 있으며 동시에 유비와 여포의 경우를 빗대어 ‘신의(信義)’의 중요성도 일깨워주고 있다.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상대방도 해치게 되고 궁극적으로는 자신도 해치게 된다는 교훈을 오늘까지도 이야기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