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9, 2018

박기철 소장님 중국 칼럼

중국의 빛과 그림자 222 비즈니스 삼국지 - (3) 도원결의(桃園結義): 1+1은 2보다 크다

Author
ient
Date
2018-01-09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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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朴起徹) / 평택대학교 중국학과 / 한중교육문화연구소 소장 / 국제교육통상연구소 소장
basis63@hanmail.net
출처: 평안신문

(3) 도원결의(桃園結義): 1+1은 2보다 크다

세계화는 자유무역이라는 미명하에 도도한 물결처럼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변환시키고 있다. 이제 개인이나 기업은 춘추전국시대와 같은 무한경쟁 속에서 ‘생존과 발전’을 위해 매일을 보이지 않는 전쟁을 치르면서 살아가고 있다.

무한경쟁과 적자생존(適者生存)의 시대는 영웅적인 개인이나 혼자만의 고군분투로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다. 이 시대에 필요한 것은 개인의 능력보다는 같은 뜻과 비전을 공유하는 협력이 훨씬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개인이 힘을 합쳐 훌륭한 협력을 구축한다면 성공을 위한 경쟁력을 훨씬 더 높일 수 있다.

삼국지는 한나라 말기 어지러운 난세에 유비(劉備), 관우(關羽), 장비(張飛)의 등장과 함께 시작한다. 각기 다른 환경에 처해있던 세 명이 같은 비전을 공유하면서 힘을 합치는 ‘도원결의(桃園結義)’는 바로 협력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지금까지 고사성어로도 널리 사용되고 있는 ‘도원결의’란 단어는 의형제를 맺거나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자신의 욕심을 버리고 공동의 비전과 목적을 향해 힘을 합친다는 뜻이다.

한나라 말기 환관의 득세와 위정자의 실정으로 백성들은 도탄에 빠졌고, 황건적이 난을 일으켜 국가가 위기에 처해있었다. 유비, 관우, 장비의 삼형제 중에서 결의를 통해 가장 맏형이 되는 유비(劉備)는 비록 한(漢)나라 왕실의 후손이기는 하지만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가난하게 짚신을 엮어서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루는 병사를 모집하는 공고를 보고 탄식하고 있자 옆에 있던 장비가 사내대장부가 어찌 행동에 옮기지 않고 한숨만 쉬냐 하면서 자신과 뜻을 같이 하자고 권했다.

의기투합한 두 사람이 술을 마시고 있는데, 관우가 술집에 들어와 자신이 의병으로 참여하기 위해 가는 길이라며 술을 주문하였다. 이 말을 들은 유비가 관우에게 다가가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함께 하기를 권유했고 이에 관우가 기뻐하며 동참하였다. 다음날 세사람은 장비의 집 후원의 복숭아 밭에서 검은 소와 백마를 제물로 하여 제사를 지내며 의형제의 의식을 거행하였다.

이들은 “비록 같은 날에 태어나지는 못했지만 같은 날에 함께 죽기를 원한다(不求同年同月同日生, 只願同年同月同日死)”라고 맹세하였다. 이후 같은 날에 죽지는 못했지만 나라를 세우기까지 험난한 여정동안 생사고락을 함께 하였고, 죽는 그 순간까지 의리와 약속을 지켰기 때문에 지금도 동업이나 협력의 대명사로 ‘도원결의’란 단어가 사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각기 다른 출신배경과 성장환경에도 이 세 사람을 하나로 묶을 수 있었던 것은 무엇일까? 첫째는 이들의 목표와 비전이 일치했다는 점이다. 당시의 어려운 국가와 사회의 현상을 타파하고 백성들을 위한다는 일념이 이들을 뭉치게 하였다. 둘째로 이들은 사람과의 관계에서 ‘신의’를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특히 조조(曹操)의 회유와 설득을 뿌리치고 유비에게 돌아온 관우는 지금도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재신(財神)’으로 통한다. 재물을 뿌리친 관우가 어떻게 중국 비즈니스계에서 신격화되었을까? 바로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이 ‘신용’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들이 힘을 합치지 않고 개인으로 남았다면 절대로 역사에 남을 수 없었을 것이다.

비전과 신의를 바탕으로 한 1+1은 2가 아닌 무한의 힘을 발휘한 경우는 오늘날에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중국에서 가장 성공한 교육기업으로 증권에 상장된 ‘신동방(新東方)’이 있다. 이 회사를 설립한 세 사람을 가리켜 ‘신동방의 삼총사’라고 한다. 또한 ‘완통(萬通)’ 이라는 그룹이 있다. 6명의 동업자가 성공시킨 회사인데, 그 중 한명이 쓴 책에서 “우리가 동업한 이유는 돈 때문이 아니었다. 우리는 공동의 이상과 신념과 비전을 가지고 있었다”라고 적고 있다. 우리 스스로도 내가 어떤 마음으로 비즈니스를 하거나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지 삼국지의 ‘도원결의’를 보면서 한번쯤은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