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9, 2018

박기철 소장님 중국 칼럼

중국의 빛과 그림자 210 중국인 이야기 - (23) 경제가 최우선인 광동성(廣東省) 사람들

Author
ient
Date
2018-01-09 13:01
Views
391
박기철(朴起徹) / 평택대학교 중국학과 / 한중교육문화연구소 소장 / 국제교육통상연구소 소장
basis63@hanmail.net
출처: 평안신문

(23) 경제가 최우선인 광동성(廣東省) 사람들

우리가 얘기하는 ‘중국인은 만만디(慢慢地:천천히)’ 라는 단어가 통하지 않는 곳, 하루 종일 동분서주(東奔西走)하며 중국에서 가장 바쁜 곳, 하늘을 나는 비행기와 땅위에 있는 의자를 제외하고는 무엇이든지 먹는 곳, 세계에서 가장 큰 무역 박람회가 열리는 곳 등 끝없는 형용사를 붙일 수 있는 곳이 바로 광동성의 광저우이다.

광동성은 오래전 중원으로부터 이주한 한족(漢族)과 동남아 혈통의 사람들이 모여서 형성된 곳이고 청나라 말기 영국과 서방에 가장 먼저 개방이 된 곳이기도 하다. 광동성 남쪽의 홍콩은 아편전쟁 이후 영국에 1898년에 할양(割讓)되었다가 99년만인 1997년에 중국에 반환되었고, 카지노의 도시로 불리우는 마카오도 1999년에야 중국에 반환되었다. 서양과의 오랜 접촉으로 이들은 근대적 경제 관념이 중국의 어느 지역보다 빨리 그리고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 서양의 문물을 가장 먼저 받아들였던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덩샤오핑이 실시한 개혁과 개방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신들이 발전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았다.

이들의 특징 중의 하나는 베이징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공자왈, 맹자왈 이라고하는 중국 전통문화를 논한다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어 보인다. “하늘은 높고 황제는 멀리 있다(天高皇帝遠)”는 말처럼 광동성 사람들에게 있어 중앙의 정치와 전통적 문화가치는 이들의 삶에 결코 중요한 변수가 되지 못했다. 그러므로 이들은 거창한 철학이나 인생, 정치를 논하는 것에는 별로 흥미가 없다.

대신 대담하고 강한 실험 정신을 가진 광동성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것은 ‘경제적인 이익’의 화제들이다. 만약 당신이 광동성 사람들에게 사업을 통해 어떤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다고 한다면 이들은 기꺼이 관심을 가지고 이야기를 시작할 것이다. 그래서 중국의 다른 지역 사람들이 광동성 사람들을 비판하는 이유가 이들이 하루 종일 돈을 벌기 위해서만 바쁘고 돈을 위해서는 뭐든지 포기 할 수 있는 사람들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북방인(北方人)들과 성격을 비교해보면 북쪽 사람들은 우선 생각을 한 후 행동에 옮기는 것에 비해 광동성 사람들은 일단 행동을 한 이후에 생각을 한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어떤 어려움이나 고난도 극복할 준비가 되어 있고 형식이나 밖으로 보이는 것은 전혀 중요시하지 않는다.

이러한 목적성은 이들을 전통적인 사상의 속박에서 벗어나게 했고, 또한 자신의 이익에 위배될 경우 강하게 반발하거나 혁명을 일으키기도 했다. 청나라를 멸망시킨 쑨원(孫文)과 당시 많은 혁명가와 근대 사상가들이 광동성 출신인 것이 지극히 정상적으로 들리는 이유이다.

광동성 사람들은 마치 이야기 속의 토끼와 같이 총명하고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능력을 소유하고 있다. 이들은 기존의 틀이나 속박에 절대 얽매이지 않고 실제 상황의 변화에 따라 자신을 변화시키고 이에 적응할 수 있는 기교와 방법을 가지고 있다고도 평가받는다.

광동성 사람들과 같이 식사를 하면 ‘음식은 광저우(食在廣州)’라는 말이 부끄럽지 않게 뱀에서 쥐, 심지어는 원숭이에서 벌레까지 다 먹어치우는 것에 놀랄 것이고, 또 하나는 북방쪽과는 달리 절대로 음식을 낭비하지 않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산동성이나 동북쪽과 교류하던 사람들에게는 간단한 식사대접에 실망할지 모르지만 이들의 접대문화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특히, 광동성 사람들과 교류할 때 주의해야 할 것은 우리가 중국에서 비즈니스를 할 때 대부분 ‘꽌시(關係)’를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이들은 꽌시를 그다지 중시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들은 ‘꽌시’ 보다는 당신의 ‘번쓰(本事:실력)’를 훨씬 더 중요하게 여긴다. 그러므로 이들과 비즈니스를 할 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실력을 정확하게 직시하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