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9, 2018

박기철 소장님 중국 칼럼

중국의 빛과 그림자 206 중국인 이야기 - (19) 진시황의 후예들: 섬서성(陝西省) 사람들

Author
ient
Date
2018-01-09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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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朴起徹) / 평택대학교 중국학과 / 한중교육문화연구소 소장 / 국제교육통상연구소 소장
basis63@hanmail.net
출처: 평안신문

수백년의 혼란기였던 춘추전국시대를 마감하고 거대한 중국 통일을 이루었던 진시황과 유방과 항우의 피튀기는 전쟁이 있었던 곳에 수천년 중국의 숨결을 그대로 담고 있는 곳이 바로 섬서성이다. 섬서성은 지금의 중국 최고 지도자인 시진핑을 배출한 곳이고 중국이 새롭게 구상하고 있는 실크로드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이 섬서성의 수도인 시안에 가면 멀지 않은 곳에 진시황의 병마용이 거대한 규모와 위용을 자랑하며 많은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병마용을 본 사람들은 2000년 이전에 만들어진 그 규모와 정교함에 차마 입을 다물지 못한다. 또한 서안의 도시 중심에 놓여져 있는 성곽들은 보지 않으면 믿지 못할만큼 완전한 상태로 잘 보전되어 있고 성위에 올라가 한바퀴를 돌려면 전동차를 타야 다 돌아볼 수 있을 정도이다.

우리에게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한국 굴지의 기업이 이 지역에 막대한 투자를 하였고 이로 인해 한국붐이 조금씩 일어나고 있다. 시내 백화점 안에는 한국의 간식거리인 떡복이와 김밥이 이들의 유행을 선도하고 있으며 길거리 곳곳에 한국 스타일의 옷과 헤어스타일의 간판들이 눈에 띈다. 지금까지 우리에게 멀리 느껴졌던 중국의 서부로 진출하는 길목이 바로 우리 눈앞에 다가와 있음을 가본 사람들은 이곳에서 미래의 중국 시장을 발견할 것이다.

이 땅에 살고 있는 섬서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생각과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을까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단 섬서성은 크게 3개의 지역으로 구분해서 살펴보아야 한다. 그 지역은 섬북(陝北), 섬서(陝南), 관중(關中)으로 구분되는데 모두 각기 조금은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우선 섬북지역은 고원지역으로 성격이 호탕하고 술과 음식을 모두 큰 대접으로 마시고 먹는다. 중국의 유명한 양가장(楊家將)도 이곳 출신인데 지금까지 중국의 영화나 드라마에 영웅시 되고 있다. 그 내용은 송나라때 남편과 자식들이 전쟁터에 나가 모두 사망하자 자신과 며느리들, 그리고 가솔들을 이끌고 전쟁에 나가 싸웠다는 이야기로 애국의 영웅으로 칭송되고 있다. 또한 명나라를 멸망시킨 농민군을 이끌었던 이자성(李自成)도 이곳 출신이었다. 중국의 4대 미녀중의 하나인 초선(貂蟬)도 이곳 출신으로 미인도 많고 동시에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심장도 내어줄 수 있을 만큼 뜨거운 여성들이 많은 곳이다.

섬남지역 사람들은 섬북지역처럼 열정이 없는 대신 예부터 사업에 능한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다. 중국의 10대 상인에 들만큼 장사에 능했고 지금도 섬남의 많은 사람들이 외지에 나가 장사나 사업을 하고 있다. 그러므로 섬서성을 중심으로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섬남 지역 사람들과 협력하는 것이 사업에 있어서 도움이 될 수 있다.

관중지역은 이전부터 중국 최고의 격전지중에 하나였다. 오랜 전란을 겪은 지역이어서 이 지역의 사람들은 비교적 내향적이고 별로 말이 없다. 그래서 겉은 차고 속은 따스한 사람들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대신 사람과 교류할 때 아부하는 것을 싫어하고 정말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최선을 다한다.

서안을 중심으로 하는 섬서성 사람들은 11개 왕조의 수도가 있었던 곳이고 역사 또한 가장 오래된 지역으로 타 지역에 비해 굉장히 자존심이 강한 사람들이 모여있다. 이들은 “서서 죽을지언정 무릎을 꿇어서 살지는 않겠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자존심이 있기 때문에 이들과의 사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점은 자존심을 건드리면 안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