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9, 2018

박기철 소장님 중국 칼럼

중국의 빛과 그림자 205 중국인 이야기 - (18) 좡주 자치구(壯族 自治區): 광시성(廣西省) 사람들

Author
ient
Date
2018-01-09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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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4
박기철(朴起徹) / 평택대학교 중국학과 / 한중교육문화연구소 소장 / 국제교육통상연구소 소장
basis63@hanmail.net
출처: 평안신문

(18) 좡주 자치구(壯族 自治區): 광시성(廣西省) 사람들

광동성은 광저우(廣州)를 비롯하여 선전(深圳)과 주하이(珠海)등 중국 경제발전의 선두를 달리는 도시가 즐비하여 누구나 알고 있다. 반면 광시성은 약 4700만의 인구중 35%가 좡주(壯族)로 구성되어 있고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지역이다.

좡주(壯族)는 현재 1700만명에 달해 중국에서 한족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소수 민족이다. 이들은 광시성과 윈난성, 구이저우성 등에 흩어져 살지만 광시성에 제일 많이 살고 있다. 이들이 거주하고 있는 광시성의 대표적인 관광지는 중국에서 가장 경치가 좋다는 구이린(桂林:계림)이 바로 이곳에 속해있다. 구이린은 일명 ‘桂林山水甲天下(구이린의 산수가 천하제일이다)’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구이린을 방문해보면 아름다운 리장(漓江)과 함께 카르스트 지형의 독특한 기암괴석이 사람들로 하여금 탄성을 지르게 한다. 특히 리장을 흐르는 옆의 양수어(陽朔)를 하이킹하면서 강과 산을 보면 정말 자연속으로 빠져드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아름다운 곳에 살고 있는 좡주 사람들은 한마디로 ‘성실한’ 사람들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비록 광동성 사람들만큼 경제적인 두뇌도 가지고 있지 못하고 장사도 잘못하지만 그래도 인간미가 넘치는 사람들로 인정받고 있다. 이 지역이 지금은 경제적으로 크게 발전하지 못했지만 앞으로 관광산업을 중심으로 무궁무진한 발전의 공간을 남겨두고 있는 곳이다.

다른 중국 사람들은 이들이 장사를 못하는 이유를 이들이 성실한 반면에 실패하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은 실패해도 다시 딛고 일어나는 오뚜기 정신이 필요한데 이 지역 사람들은 그런 정신이 부족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 현재의 상태에 만족하고 특별한 욕심을 부리지 않고 살아간다.

광시성 좡주들의 특징은 첫째 손님을 매우 좋아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술과 가무를 누구보다 즐긴다. 구이린에 가면 중국의 유명한 감독인 장이머우가 만든 ‘인상 유삼저(印象 劉三姐)’ 란 대형 퍼포먼스를 볼 수 있는데 좡주 사람들의 생활을 담아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그리고 매우 재미있는 것은 출연한 사람들이 모두 그 마을 사람들이다. 그리고 무대는 따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자연 그대로를 두고 연출을 하였기 때문에 아주 독특한 공연을 볼 수 있다.

손님을 좋아하는 이들은 대부분 술을 직접 담궈 자신들이 마시거나 손님들을 접대한다. 일명 ‘수이주(水酒)’라고 해서 손님들이 방문하면 큰 대접에 한잔을 주는데 마음에서 우러나는 환영의 뜻을 표현하는 것이다. 이 술을 만드는 재료들은 모두 산에서 자신들이 직접 캐거나 따온 식물들을 사용하고 찹쌀도 자신들이 직접 기른 것이고 물 또한 산천의 물이다. 비록 정부로부터 인정받은 상표는 없지만 완벽한 무공해의 술이라고 생각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이들의 재미있는 풍속중에 하나는 주로 쌀농사를 짓기 때문에 우리가 논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개구리를 매우 중요시한다. 이 지역에서는 개구리를 잡거나 먹는 것을 금기시 하고 있다.

광시 지역의 좡주들은 온순하고 성실하고 여기에 더해 고생하는 것을 겁내지 않는다. 또한 이 지역은 진시황때 이미 구이린군(桂林郡)이라 하여 중국의 행정권역에 편입되어 있었고 역사서에는 전투를 굉장히 잘하는 민족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러므로 겉만 보고 무시해서는 큰 코를 다치기 쉽다.

또한 광시성의 수도인 난닝(南寧)에서 남서쪽으로 내려가면 바로 베트남과 국경이 닿아 있어 중국의 남부지역과 베트남과 아세안 국가들의 시장을 염두에 두고 본다면 관광업이나 노동 집약적 산업을 중심으로 진출이 가능한 지역이다. 기회가 된다면 중국의 광조우를 거쳐서 구이린과 난닝 그리고 베트남 국경까지 한번쯤 살펴보는 것도 중국 최남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