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9, 2018

박기철 소장님 중국 칼럼

중국의 빛과 그림자 204 중국인 이야기 - (17) 작지만 매운 고추 : 후난성(湖南省) 사람들

Author
ient
Date
2018-01-09 12:55
Views
356
박기철(朴起徹) / 평택대학교 중국학과 / 한중교육문화연구소 소장 / 국제교육통상연구소 소장
basis63@hanmail.net
출처: 평안신문

중국의 공산주의 혁명을 이끌어 장제스의 국민당을 타이완으로 패퇴시키고 중화인민공화국을 수립한 마오쩌둥은 매운 고추 먹기를 좋아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마오쩌둥의 고향이 바로 후난성이고 실제 이 지역의 고추는 쓰촨과 함께 중국에서 맵기로 유명하다. 중국이 혁명에 성공하고 새로운 중국을 건설할 때 유명한 10명의 장군이 있었는데 그 중 류샤치(劉少奇)와 펑더화이(彭德懷) 등 3명이 이곳 출신이다.

후난성 사람들은 옆에 있는 후베이성 사람들의 조용하고 자신을 잘 나타내지 않는 성격과는 완전히 상반되는 외향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고 용감했기 때문에 이전부터 “호남성 사람들이 없으면 군대가 만들어지지 않는다(無湘不成軍)” 라는 말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후난성 사람들의 특징은 성격이 밝고 마치 그들이 매운 고추를 좋아하듯이 불과 같은 열정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외부인들이 보기에 후난성 사람들은 굉장히 강하고 공격적인 사람들로 비춰지고 있다. 성격이 굉장히 직선적이기 때문에 “하나는 하나, 둘은 둘 (說一就一, 說二就二)”이라고 직접적 표현을 한다. 또한 듣는 사람들로 하여금 조금은 공격적으로 들리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마음속에 두지 않고 반드시 하고 싶은 말을 하고야 만다. 그 모양이 마치 좌우를 살피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려가는 황소와 같다고도 한다.

후난성 사람인 마오쩌둥은 실제로 혁명기간중에 이 지역에서 농민들을 선동하여 가을 추수시기에 ‘후난 추수폭동’을 과감하게 일으키기도 하였다. 마오쩌둥이 말한 “하늘도 겁나지 않고 땅도 겁나지 않는다(天不怕,地不怕)” 라는 말이 전형적인 이들의 성격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마오쩌둥이 자주 사용하던 “내가 싸움을 걸지는 않지만 싸움을 겁내지 않고. 상대가 싸움을 걸면 반드시 공격한다” 라는 말들이 모두 후난성에서 나온 말들로 실제로 이들은 “입으로 싸우는 것 보다 손으로 싸우는게 더 낫다(口動不如手動)” 라는 말을 확실히 실천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자신감의 배경에는 자신들이 그만큼 열심히 산다는 것에 대한 자신감일 수도 있다. 근면한 이 지역의 사람들은 어디에 가도 잘 정착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대신 이들이 가장 멸시하는 것은 남에게 얻어먹는 것인데 중국의 많은 걸인들 중에 후난사람들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들은 두 팔과 두 다리가 성하면 자기 능력으로 생활할 수 있다고 믿고 또 자신의 밥이 가장 향기롭다고 말하곤 한다.

후난성을 이야기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이 지역이 음식이다. 중국의 8대 음식중에 하나가 될 만큼 유명하며 중국의 각 도시마다 후난요리(湘菜) 간판을 볼 수 있다. 이들의 매운 맛은 쓰촨의 매운 맛과 다르다. 쓰촨의 매운 맛은 미식가의 입을 마비시키는 느낌을 주지만 이들의 매운 맛은 향이 있는 매운 맛으로 상당한 중독성을 가지고 있다.

매운 고추와 같은 후난성 사람들과 교류하거나 사업할 때 불필요한 고민을 할 필요없이 상대방에게 성심껏 대해주면 이들도 성심껏 대해 준다. 대신 이들은 고집도 굉장히 세기 때문에 자신이 이미 결정한 것은 아홉 마리의 소가 끌어도 움직이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동시에 이들은 애정과 미움이 분명하여 마음속에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 또한 이들은 자신의 지역에 온 외지인을 배척하지 않고 도움을 청하면 적극적으로 도와주기를 좋아한다. 후난성에서의 사업이나 교류에서 이들의 매운 고추와 같은 성격을 이해하고 접근한다면 보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