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9, 2018

박기철 소장님 중국 칼럼

중국의 빛과 그림자 203 중국인 이야기 - (16) 머리가 아홉 개: 후베이성(湖北省) 사람들

Author
ient
Date
2018-01-09 12:53
Views
373
박기철(朴起徹) / 평택대학교 중국학과 / 한중교육문화연구소 소장 / 국제교육통상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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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평안신문

(16) 머리가 아홉 개: 후베이성(湖北省) 사람들

후베이성은 동서로 1062킬로미터에 달하는 중국에서 가장 긴 강인 창장(揚子江)의 중류에 위치하고 있는 지역이다. 춘추전국시대에는 초나라가 800년 동안 유지되어 초나라 문화를 융성시켰고 지금의 수도인 우한(武漢)을 가로지르는 강은 서울의 한강(漢江)과 같은 이름의 한강이다.

중국의 근현대사에서도 이 지역을 빼놓을 수가 없는데 청나라를 멸망시킨 1911년 10월 10일의 신해혁명(辛亥革命)이 발생한 곳이 바로 이곳이고, 더 거슬러 올라가면 삼국시대에 조조가 100만 대군을 이끌고 강동(江東)의 손권(孫權)을 공격하여 천하를 통일하려다가 실패한 적벽대전(赤壁大戰)의 역사적 현장이 이곳이다.

지금은 많은 관광객들이 세계에서 가장 크다는 삼협(三峽)댐을 보러가는 중에 잠깐 들리기는 하지만 창장의 나루터 근처의 커다란 바위에 적벽(赤壁)이란 글자만 붉게 새겨져 있을 뿐 그 치열했던 전투의 장면들은 찾아볼 수 없는 한적한 곳이 되어있다. 그래도 나루터의 사공과 마주앉아 조조의 대군을 앞에 두고 제갈량과 주유(周瑜)가 했듯이 세상을 논해보는 것 또한 재미일 수 있다.

이런 오랜 역사와 숱한 영웅들이 스치고 지나간 후베이성의 수도인 우한에서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자신들을 그냥 우한 사람들 혹은 후베이 사람들이라고 한다. 중국에서는 보통 창장 이북의 사람들은 자신을 북방인으로 부르고 그 남쪽의 사람들은 남방인이라고 하는데 이 지역 사람들은 바로 그 중심에 있기 때문에 후베이 사람들 혹은 우한 사람들이라고 자신들을 부른다.

후베이 사람들의 성격을 한마디로 표현하는 단어가 있는데 “天上九頭鳥, 地上湖北佬(천상구두조, 지상호북료: 하늘에는 머리 아홉의 새가 있고, 땅에는 후베이 사람들이 있다)”라고 한다. 머리 아홉의 새가 후베이성 사람들의 성격을 대표하게 된 것은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후베이성의 형주(荊州)는 초한(楚漢)의 전쟁과 삼국지에도 자주 등장하는 지명으로 정치 군사 및 경제적으로도 요충지였다. 삼국지에서 보면 조조와 유비가 서로 뺏고 뺏기는 장면들이 수차례 나올 만큼 중요한 지역이었고 그러다보니 항상 전쟁이 잦을 수 밖에 없었다.

반복되는 전쟁은 근대에까지 이어졌고 이것이 이쪽 지역 사람들의 성격을 형성하는데 영향을 주었다. 생존을 위해 주위의 환경에 민감하고 조심스럽게 변화되어갔고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이나 성격에 있어서 독특성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후베이 사람들은 북방 사람들처럼 솔직하거나 직접적이지 못하고 또한 강소성이나 절강성 사람들처럼 세밀하지 못하다. 특히 광동성 사람들처럼 용감하지 못하다. 오히려 이들의 성격은 중국의 북쪽에서 남쪽까지의 모든 특징을 체득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총명하고 교활하며, 강하면서도 앞뒤를 재는 이러한 성격을 빗대어 머리 아홉의 새라고 비유하게 된 것이다.

후베이성 사람들은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고 조금은 응큼하고 변화에 잘 적응한다. 특히 머리 아홉 개 중에서 아무도 대장을 하려고 하지 않듯이 이들도 절대로 대장을 해서 그 위험을 감수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속으로는 상대방과 비교를 한다. 이들이 용감하게 행동할 경우는 이미 오랫동안 앞뒤를 재고 계산한 이후에야 행동에 옮긴다. 앞에 있는 늑대가 무섭고 뒤에 있는 호랑이가 무서워 가운데를 유지한다는 우스개 소리도 있을 정도이다.

이들의 또 하나의 특징은 은혜와 원수를 분명히 기억하고 반드시 갚아준다. 또한 잘 승낙하지 않지만 자신이 승낙한 것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지려고 한다. 그러므로 이들과 사업이 쉽지 않을 수 있으며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복잡한 이들의 성격을 이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