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9, 2018

박기철 소장님 중국 칼럼

중국의 빛과 그림자 200 중국인 이야기 - (13) 매운맛과 부드러움이 공존하는 : 쓰촨성(四川省) 사람들

Author
ient
Date
2018-01-09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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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朴起徹) / 평택대학교 중국학과 / 한중교육문화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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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평안신문

(13) 매운맛과 부드러움이 공존하는 : 쓰촨성(四川省) 사람들

중화요리하면 쓰촨요리를 떠올리는데 누룽지탕, 마파두부 등 실제로 우리에게 익숙한 많은 요리들이 쓰촨에서 기원하고 있다. 쓰촨요리는 지금도 중국의 어디서나 쉽게 접하고 맛볼 수 있고 북경요리, 상하이요리, 광동요리와 함께 중국의 4대 요리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쓰촨성은 중국 서부 내륙의 분지지역이어서 해산물은 없지만 다른 모든 물산은 풍부한 편이다. 그리고 여름에 고온다습하기 때문에 음식의 보존을 위해 강한 향을 사용하였고 또 몸안의 습기를 배출하기 위해 매운 요리가 발달하였다. 맵기로 유명한 쓰촨 훠궈(火鍋: 샤브샤브)는 붉다 못해 검게 보이기까지 한다. 보는 것만으로도 땀이 흘러내릴 정도이고 실제로 먹기 시작하면 입안이 마비되기 시작하는 느낌을 받기 때문에 ‘마비되는 매운 맛’ 이란 뜻의 ‘마라훠궈(痲辣火鍋)’라고 부른다.

쓰촨성은 중국의 고대에는 촉(蜀)이라고 불렸는데 상(商)나라 시기에 이 지역에 살던 부족의 이름에서 유래하였고 많은 인물들을 배출한 지역이다. 삼국지에 나오는 유비가 거점을 두었던 곳이 바로 이 지역이고, 당시 조조의 위나라, 손권의 오나라, 유비의 촉나라가 중국을 3등분 했는데 그 중 한 곳이 바로 쓰촨지역이었다.

이 지역출신으로 가장 유명한 사람은 1978년 중국을 개혁개방 시키고 경제적 발전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개혁개방의 총설계사로 칭송받는 덩샤오핑이 바로 쓰촨성 사람이다. 그는 수차례의 실각에도 불구하고 강한 의지로 마오쩌둥이 사망한 후 권력을 장악하고 중국이 부흥하고 잘살기 위해 과감히 기존의 계획경제를 버리고 자본주의를 수단으로 도입하여 지금의 경제발전을 이루는 초석을 마련하였다.

쓰촨성 사람들의 성격에 대한 재미있는 상반된 분석이 있다. 하나는 “천하의 난은 촉에서 먼저 일어나고, 천하를 다스리는데 촉이 가장 늦게 다스려진다(天下未亂蜀先亂, 天下已治蜀後治)”라는 말과 같이 이들은 반항적 기질과 매운 성격의 소유자들이다. 그러나 항상 이렇게 매운 맛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평소에는 중국인들 중에서 가장 유유자적하고 심지어는 게을러 보이는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 또한 이들이다. 그래서 “젊어서는 쓰촨에 가면 안되고 늙어서는 쓰촨을 나오면 안된다(少不入蜀,老不出蜀)”라고 하듯이 쓰촨의 수도인 청두(成都)에 가면 길거리에 마작과 차를 마시는 찻집(茶館)이 곳곳에서 성업중이다.

쓰촨성에서 시장이나 마트에서 남자들이 장을 보고 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쓰촨의 남자들은 기본적으로 장을 보고 요리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만약 요리를 할 줄 모른다면 오히려 챙피한 일로 여기고 있다. 집에서는 이렇게 가정적인 반면에 사업에 있어서는 마라훠궈같이 매운 맛을 가지고 있다.

이 지역 사람들의 성격을 형성한 요인 중에 하나로 도교를 들 수 있다. 쓰촨은 중국의 유명한 도교의 발원지중의 하나로 이들도 그 영향을 받았고 사람들을 사귀거나 사업을 할 때도 자주 이러한 특징이 나타난다.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하거나 논의를 할 때 고집을 부리거나 상대방을 힘들게 하지 않고 상당히 배려하는 편이다. 그래서 비록 의견이 맞지 않을 경우에도 편안한 태도로 여유롭게 대화로 풀려고 한다. 이들과 사업을 할 때 우리와 같은 급한 성격으로는 결코 쉽지 않은 사업 상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쓰촨성 사람들이 표면적으로 유유자적하고 부드럽다고 해서 이들의 속에 숨겨져 있는 매운 맛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평소에는 모두 좋아 보이다가도 원칙적인 문제에 봉착하면 결코 양보하지 않는다. 만약 이들과 사업을 하면서 속이거나 원칙을 위배할 경우에 아주 매운 맛을 봐야한다는 것을 꼭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