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9, 2018

박기철 소장님 중국 칼럼

중국의 빛과 그림자 189 중국인 이야기 - (2) 황제가 이름지은 도시, 티엔진(天津)의 사람들

Author
ient
Date
2018-01-09 12:38
Views
458
박기철(朴起徹) / 평택대학교 중국학과 / 한중교육문화연구소 소장
basis63@hanmail.net
출처: 평안신문

(2) 황제가 이름지은 도시, 티엔진(天津)의 사람들



티엔진, 한자음으로 천진이라고 부르는 이 도시는 중국의 4개 직할시 중 하나이고 약 1500만명의 인구를 가지고 있는 대도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티엔진을 잘 모르는 것은 바로 옆에 중국의 수도인 베이징에 가려져 있고 또한 특별한 관광지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과 중국이 국교를 막 수립한 1992년에는 서울과 베이징이 직항로를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한국인들이 배를 타거나 혹은 항공편으로 우선 티엔진에 도착해서 차를 갈아타고 베이징에 가야했다. 초기에는 차로 티엔진에서 베이징까지 2-3시간이 필요했으나 지금은 고속철이 있어 30분이면 도착할만큼 가까워졌다.

티엔진은 중국 북쪽에서는 가장 큰 항구를 가지고 있는 물류의 중심도시이고 또한 올해 4월 21일에 정식으로 중국자유무역시험구가 설치되어 중국 북방에서는 유일한 자유무역구가 되었다. 그래서 자주 물류세미나와 물류관련된 회의 등이 개최되고 있는 지역이다.

티엔진이란 이름을 가진 이유는 천자가 강을 건넜다는 뜻인데, 명나라 시기에 ‘주이(朱棣)’가 반란을 일으켜 황제가 되었는데 이때 베이징에 들어가기 위해 티엔진의 대운하(大運河)를 건넜다. 그는 이 지역이름을 티엔진이라고 하사하였고 이후 지금까지 티엔진이란 이름을 유지하고 있다.

티엔진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북쪽에서 온 사람들로 구성된 이민도시여서 중국 북방사람들의 특징인 호탕한 기질을 가지고 있다. 또한 손님들을 청하기를 좋아하고 교제하는 것을 좋아하고 의리를 중요시하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체면을 다른 지역에 비해 훨씬 더 중요시 생각한다. 또한 일찍 개방되었던 항구도시였고 또 대운하가 지나가는 도시였기 때문에 새로운 문물들을 쉽게 받아들이고 외지인에 대한 배타심도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티엔진에서 무시를 당했다하더라도 그것은 외지인이나 외국인이라서가 아니라 티엔진 현지 사람에게도 똑같기 때문에 오해할 필요가 없다.

티엔진 사람들은 매우 가정적인데 그 이유는 이전에 9개의 강이 바다로 흘러가는 길목에 위치하여 자주 홍수가 발생해서 어렵게 지은 집이 무너지면 그 자리에 또 짓기를 반복했다. 그래서 다른 지역 사람들보다 집에 대한 애착이 매우 강한 특징을 가지고 있어 외식보다는 집에서 밥해먹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타지에 가서 직장을 찾기 보다는 자신의 고향에서 직장을 찾는 경우가 허다하다.

티엔진 사람들에 대한 다른 중국인의 평가는 의리와 감정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고 말한다. 그래서 티엔진 사람들과 교류할 때 진정으로 우정을 주고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솔직한 태도가 이들과 사귀고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는 좋은 방식이다. 사업을 할 때 어려움을 당하면 반드시 직접화법을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말을 어렵게 돌릴 필요가 없다는 것도 알고 있으면 도움이 된다.

또 이들의 특징 중 하나는 농담과 잘하고 상대방을 편하게 대해주는데, 티엔진 사람들은 곤란하거나 어려움이 닥쳐도 슬기롭게 넘어가는 기질이 있다. 그러므로 티엔진 사람들과 교류할 때 지나치게 엄숙하거나 할 필요가 없고 오히려 이들의 농담의 사교술을 배울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택시를 타면 기사가 ‘형님(大哥)’, ‘누님(大姐)’ 등의 호칭을 스스럼 없이 하는데 상대방을 편하게 해주는 습관적 호칭이므로 놀랄 필요가 전혀없다.

만약 티엔진의 친구집을 방문한다면 기본적으로 식사는 하고 와야 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이들은 손님이 오면 반드시 식사대접을 해야 자신의 체면이 선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만약 식사를 하지 않고 오면 자신의 체면이 안선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티엔진 사람들 집을 가게되면 기쁜 마음으로 식사를 대접받을 준비를 하고 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