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9, 2018

박기철 소장님 중국 칼럼

중국의 빛과 그림자 98 중국 양꼬치 구이(羊肉串) 사건

Author
ient
Date
2018-01-09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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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2
박기철(朴起徹) / 평택대학교 중국학과 | [email protected]
출처: 평안신문, 승인 2013.05.14 11:55:11

어느 순간 부터인가 길을 가다보면 중국어로 쓴 식당 간판들이 심심치 않게 눈에 보인다. 한자로 ‘동북화과(東北火鍋: 샤브 샤브의 일종)’ 혹은 양꼬치(洋肉串) 등의 글자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이미 서울에서는 대학가와 중국인들이 모여 사는 지역들을 중심으로 이러한 중국 식당들이 빠르게 증가했고 보통의 길에서도 이러한 식당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초기에 이 식당을 이용하던 사람들은 중국 유학생과 중국에서 한국으로 일하러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한국의 젊은이들도 양꼬치와 샤브샤브 혹은 중국 요리를 먹고 맥주를 마시기 위해 많이 찾고 있다.

한국은 양을 별로 키우지 않아 양고기가 유행하지 않았으나 양꼬치가 들어오면서 그 소비가 증가하고 있고, 지금 한국에 있는 양고기의 대부분은 호주에서 수입해서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양념과 맥주는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이전에 중국을 방문해서 야시장을 가보면 반드시 길에 신쟝(新疆)의 위구르 족들이 하얀 모자를 눌러쓰고 양꼬치를 팔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고, 이들이 파는 양꼬치를 최고로 인정했었다. 왜냐하면 위구르 족들은 이슬람교를 믿기 때문에 돼지고기를 금하고 있다. 그래서 전통적으로 양고기를 먹는데 그 요리법 중의 하나가 꼬치를 만들어 먹는 것이고 이것이 보급되어 중국 전역으로 퍼져나가 지금의 양꼬치로 자리 잡게 되었다.

중국에서 양꼬치는 단순히 길에서 파는 것을 뛰어넘어 양꼬치 식당이 생겨났고 심지어는 양꼬치를 굽는 기계조차 자동화되어 눈길을 끌고 있다. 양꼬치 판매가 성업을 이루자 체인점으로 발전하여 점차 대형화로 가는 추세가 되고 있다.

그러나 얼마전 너무 끔찍한 뉴스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중국의 노동절인 5월 초에 중국의 언론에서는 가짜 양고기 사건이 화제가 되었다. 유명한 양고기 체인점에서 가짜 양고기를 판매하다 적발되었다는 것이다. 그 가게는 뉴질랜드산 신선한 양고기로 소문이 나있었는데 알고 보니 죽은 쥐와 죽은 여우 고기를 화공약품으로 처리를 해서 양꼬치로 만들어 판매한 것이다.

이 사건은 중국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가짜 우유, 가짜 기름, 가짜 계란.... 셀수 없을 만큼 많은 가짜 천국이라는 중국이 이번에 받은 충격은 좀 달라 보인다. 중국이 가짜에 익숙함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충격을 받고 있는 이유는 중국 정부와 중국인이 30년 이상의 경제성장으로 미국과도 당당히 어깨를 견주고 국제사회에서 책임지는 국가로서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는 자부심에 가득 차 있을 때 이런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최근 수년간 중국을 방문할 때 마다 만나본 중국인들은 자신감에 가득차 있었고, 외국인들에게 “우리 중국은 돈이 많이 있다 (我們中國有錢)”고 자랑하고 싶어했다. 물론 오랫동안 돈이 없고 가난했던 중국을 기억해내기 싫어서인지 정말 돈 자랑을 하고 싶었는지 모르지만 “중국인은 돈이 있다”를 강조하였다.

그러나 이번에 중국인과 밀접한 음식중의 하나인 양꼬치에 양이 아닌 죽은 쥐고기를 사용했다는 소식은 의식있는 중국인에게 커다란 충격으로 보여진다. 중국이 노동력을 팔아서 돈을 축적했으나 여전히 자신들의 수준이 얼마나 저급한지를 여실히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중국이 사회주의 시장경제라는 거창한 구호와 민족주의, 그리고 세계 선진국가로서의 노력과 자부심은 ‘쥐로 만든 양꼬치’ 하나로 무너져 내리는 중이다. 아주 작은 구멍이 둑 전체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양꼬치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