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9, 2018

박기철 소장님 중국 칼럼

중국의 빛과 그림자 227 비즈니스 삼국지 - (8) 봉추(鳳雛): 외모로 능력을 판단하지 마라

Author
ient
Date
2018-01-09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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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朴起徹) / 평택대학교 중국학과 / 한중교육문화연구소 소장 / 국제교육통상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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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평안신문

(8) 봉추(鳳雛): 외모로 능력을 판단하지 마라

유비가 인재를 구하려고 허덕일 때 우연히 수경선생(水鏡先生)을 만났다. 그는 유비에게 “복룡(伏龍)과 봉추(鳳雛)중 한 명을 얻으면 천하를 안정시킬 수 있다(伏龍,鳳雛兩人得一,可安天下)”라고 추천하였는데, ‘복룡’은 제갈량, ‘봉황의 새끼’ 라는 뜻의 봉추는 바로 방통(龐統)을 의미한다.

제갈량과 방통은 둘 다 수경선생의 밑에서 동문수학하였다. 방통도 뛰어난 지략을 겸비했음에도 불구하고 제갈량에 비해 관직에 나가는 것이 늦었고 또한 능력도 인정받지 못했다. 원래는 손권 밑에 있었으나 중용되지 못했고 이후 유비에게 추천되었으나 생김새가 워낙 못생겨서 뇌양현(耒陽縣)이라는 작은 곳의 현령을 지냈다. 이후 유비가 사천성의 익주(益州)를 손에 넣을 수 있도록 큰 계책을 올림으로서 크게 중용되었다. 그러나 그 길에 낙봉파(落鳳坡)라는 곳에서 36살의 나이로 전사하고 말았다.

방통은 자신의 능력에 비해 외모가 볼품이 없어 여러 곳에서 괄시를 받았다. 적벽대전 시기 노숙(魯肅)이 그의 능력을 알아보고 주유에게 추천하였고, 실제로 방통은 조조(曹操)에게 연환계(連環計)를 사용한다. 연환계는 자신의 실력이 적에 비해 부족할 경우 첩자를 보내 계책을 꾸미게 하고 이를 역이용하여 승리하는 전략으로 36계의 계책 중의 하나이다. 바로 방통의 계책으로 조조의 수십만 대군을 불에 태우는 화공법을 쓸 수 있었고 조조를 북쪽으로 몰아내게 되었다.

주유가 죽은 후 노숙이 손권에게 방통을 추천하면서, “이 사람은 하늘의 천문과 땅의 지리에 능통하며 손빈(孫斌)과 오자서(伍子胥)에 견줄만하며, 제갈량도 그의 지혜에 탄복합니다”라고 하자 손권은 크게 기뻐하며 그를 만났다. 그러나 생김새가 짙은 눈썹에 들창코에 검은 얼굴 등 정말 못생긴 것을 보자 실망하고 다음에 보자하고 그를 멀리 하였다. 손권은 사람의 외모만 보고 실력을 평가함으로서 진정한 실력자를 자신의 수중에 얻지 못하였다.

실제로 삼국시기에는 관상학이 유행하였는데 당시에 사람의 용모를 극히 중요시 하던 시기였다. 유비가 제갈량을 보고 키가 팔척이고 생김새가 마치 옥(玉)과 같아서 신선을 만난듯하다는 표현이 나온다. 그만큼 사람의 용모로 능력을 판단하는 때이기도 하였다.

방통은 노숙과 제갈량의 추천서를 꺼내지 않고 유비를 만났다. 유비가 무슨 일로 왔습니까?라고 묻자 방통은 인재를 모집한다고 해서 왔습니다라고 간단하게 대답하였다. 유비는 일단 방통의 태도와 생김새가 마음에 안들어 조그만 뇌양현의 현령으로 임명하였다.

유비는 방통이 현령으로 일은 하지 않고 매일 술만 마시고 있다는 소리를 듣고 장비를 보내 혼내주도록 하였다. 장비가 방통을 만나 큰 소리로 야단을 치자, 방통은 웃으면서 그동안 밀린 공무를 처리하는데 시시비비와 일처리가 혀를 내두를 정도로 정확하고 빠르게 처리하였다. 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장비는 그의 능력에 크게 놀랐고, 방통은 이때서야 제갈량의 추천서를 꺼내 보여주었다.

유비는 자신의 판단을 후회하면서 방통을 바로 부군사중랑장(副軍師中郞將)에 임명하고 중용하였다. 방통은 유비가 서천(西川)을 공격하는 것이 명분이 없다고 주저하자 유비와 함께 가다가 갑자기 말에서 떨어져 유비의 말과 바꾸어 탄다. 그리고 자신은 주저없이 적이 매복해있는 것을 알면서도 낙봉파(落鳳坡)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낙봉파는 봉황이 떨어진다는 뜻으로 자신의 죽음을 이미 예견하고 있었다. 방통의 죽음으로 유비는 서천을 공격할 명분을 만들고 촉한(蜀漢)을 세우는 명분을 얻게된다.

방통이 유비를 대신해서 죽은 것은 자신의 추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등용한 것에 대한 보답이었고 또 주군에 대한 충성이었다. 우리는 주위에서 쉽게 사람의 겉모습만 보고 선입견을 가지고 판단한다. 그러나 사람의 능력은 생김새가 아니라 진정한 내면의 세계에서 나온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