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9, 2018

박기철 소장님 중국 칼럼

21세기 중국의 빛과 그림자 56 중국의 토지정책과 자살폭탄

Author
ient
Date
2018-01-09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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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朴起徹) / 평택대학교 중국학과 | [email protected]
출처: 평안신문, 승인 2012.05.23 15:04:37

며칠전 중국 윈난성(雲南省)의 자그마한 현에서 농사짓던 아주머니가 아기를 업은채로 지역 정부 청사에서 자살 폭탄을 시도해 4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친 사건이 발생했다.

윈난성은 보이차의 생산지로 유명할 뿐만 아니라 꿈의 이상향이라 불리는 샹그릴라가 있는 지역으로 한국의 관광객들도 쿤밍(昆明)을 중심으로 자주 찾는 곳이다. 쿤밍은 비록 위도로는 남쪽에 위치하고 있지만 고원지대에 있어서 사계절이 항상 봄과 같다고 해서 ‘봄의 도시’라고도 불리운다. 이렇게 고즈넉하고 살기 좋은 지역에서 아기를 업은 아주머니가 자살폭탄을 터뜨리는 엄청난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지역 정부가 부동산 업자와 결탁해서 지역을 개발하면서 집과 토지를 잃게 되자 격분하여 자살폭탄 사건을 일으킨 것이다.
중국은 1949년 공산정권이 수립된 이후 3년간에 걸쳐 사회주의 개조작업을 실시하였다. 사회주의 개조작업이란 그전에 존재하던 사유재산을 국가가 몰수하여 모든 재산을 국유화하는 작업을 말한다. 현재 중국의 토지 정책은 국가소유와 집단소유의 2원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 도시의 토지는 국가가 소유하고 농촌의 토지는 집단이 소유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의 토지 소유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은 토지는 모두 국가의 소유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마오쩌둥이 중국에서 공산주의 혁명을 성공시킬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바로 ‘농민’의 힘이었다. 당시 중국의 90% 인구가 농민이었고, 그중 10%의 지주가 90% 이상의 토지를 차지하고 있었다. 반면 대부분의 농민들은 소작농으로 어려운 생활을 영위해나가는 것을 간파하고 이들을 공산주의 혁명의 주력군으로 삼아 혁명에 성공한 것이다. 혁명 당시 마오쩌둥은 지주의 땅을 빼앗아 농민에게 무상으로 분배함으로서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였는데 이것이 유명한 ‘농촌으로 도시를 포위한다(以農村包圍城市)’는 전략이다.

그러나 공산주의 정권이 들어서고 공산당은 다시 토지를 국유화하고 농민들을 집단농장으로 내몰았다. 집단농장은 농민들에게 생산 의욕을 저하시키고 농업을 바탕으로 한 중국의 경제는 저성장에 놓여있었다. 이후 덩샤오핑이 정권을 잡고 농민들의 생산 의욕을 향상시키기 위해 일정한 생산량 이외의 잉여 농산물에 대해서는 농민의 소유를 허용함으로서 다시금 빠른 성장을 이루게 되었다.

동시에 농민들에게 토지 사용권에 대한 매매를 허용함으로서 형식적으로는 국가의 소유이지만 매매가 가능하게 되었고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개혁과 개방으로 부동산 개발 붐이 일어나면서 지방 정부는 개발업자와 결탁하여 농민들의 토지를 강제로 빼앗는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하였다.

농민들은 토지가 국가의 소유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초기에는 불만이 있어도 크게 저항하지 못했다. 그러나 자신들로부터 빼앗아간 농지에 부동산을 개발하고 그 이익을 지역 정부의 관리들과 개발업자들이 나눠먹기를 하는 것을 보면서 불만이 밖으로 표출되기 시작하였다.

중국 지방정부와 개발업자간의 결탁으로 강제철거를 당하는 농민들의 숫자가 증가하면서 이에 항의하는 시위와 자살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 자살폭탄도 토지 개발 이익의 10분의 1의 헐값으로 보상하면서 강제 철거를 당한 것에 대한 저항이었다. 농민의 힘으로 공산주의 혁명을 성공시킨 중국 공산당이 이제는 오히려 농민의 저항에 직면해있다. 마오쩌둥의 ‘농촌으로 도시를 포위하자’라는 전략이 이제는 공산당을 포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