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9, 2018

박기철 소장님 중국 칼럼

중국, 길위에 길을 묻다(34) - 개혁개방 40주년

작성자
ient
작성일
2018-10-22 22:12
조회
113
작은 거인으로 불리던 등소평이 11기 3중전회에서 카리스카 넘치는 모습으로 중국의 개혁개방을 외친지 40년이 지났다. 당시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중국의 문호개방은 중국 인민들을 잘 살게 하겠다는 등소평의 염원을 담아 이루어졌다. 중국의 개혁개방은 실제로 아편전쟁 이후 진정으로 중국이 세계 무대에 등장하는 신호탄이기도 했다.
등소평에서 시작된 개혁개방은 40년을 지나면서 괄목할만한 경제 성장을 만들어냈다. 길거리의 인민복은 사라지고 또 자전거 대신 자가용이 길을 가득 메우고 있으며 사람들의 주머니에는 돈이 넘쳐나고 있다. 얼마전 중국의 국경절에는 약 5억 명이 관광지를 찾아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이러한 개혁개방의 빛 속에서 어두운 그림자가 조금씩 깃들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이슈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될 것이다. 트럼프의 강력한 대중국 무역제재가 시작되면서 중국의 화폐인 인민폐는 평가절하가 되었고 외국 자본들이 중국을 떠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특히 무역 의존도가 높은 광동성과 복건성 등 동남 연해지역의 기업들은 도산의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무역전쟁이 40주년의 개혁개방을 무너뜨릴 만큼 그렇게 거센 것일까? 좀 더 중국의 깊숙한 곳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등소평은 개혁개방을 추진하면서 몇 가지 원칙을 정해놓았다. 첫 번째는 ‘도광양회’원칙이었다. 즉 자신을 내세우지 말고 조용히 실력을 키우는 것을 의미한다. 두 번째는 ‘패권을 추구하지 않는다(永不稱覇)’였다. 미국이나 다른 나라들에게 도전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개혁개방 40년이 되면서 현재의 지도자인 시진핑은 자신감에 넘쳐 등소평의 유언과 원칙을 잊고 있었다. 시진핑은 발전의 성과를 바탕으로 ‘중국의 꿈’을 강조하고 이것을 실현하는 것이 ‘위대한 중화민족의 부흥’이라고 강조했다. 시진핑은 동시에 중국공산당의 역대 지도자들이 정상적인 권력 승계를 위해 만들어 놓은 ‘격대지정’을 깨뜨렸다. 격대지정이란 2021년이 되면 시진핑의 권력 10년째가 되며 그 다음 지도자를 시진핑의 제2기가 시작되면서 정해놓아야 하는 원칙이다.
시진핑 자신의 권력 승계의 불안정성과 동시에 강한 리더십과 공산당에 대한 권력 집중을 위해 민간 기업에 대한 간섭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중국 경제의 80%이상을 지지하는 민간 기업들에 대한 정부 간섭의 강화는 알리바바의 마윈이 은퇴를 고민하도록 하였고 창의력을 바탕으로 하는 민간기업의 발전 동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무역전쟁으로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가 강화되면서 또 다른 경제적 타격을 받고 있다. 전체적인 상황을 종합해보면 미국의 중국에 대한 무역전쟁이 비록 경제적 영향을 줄수는 있지만 중국을 붕괴시킨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문제는 바로 중국 내부의 정치적 권력구조가 가지는 한계성이 경제에 악영향을 주면서 시작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중국의 격동기를 지나왔던 작은 키의 등소평이 만들고 설계해놓았던 개혁과 개방 정책은 40년의 시간이 지나면서 가난과 고통의 중국인들에게 희망과 잘 살 수 있다는 자존감을 선물해주었다. 그러나 공산당 1당체제가 가지는 구조적인 문제, 즉 개인에 대한 권력 집중은 다른 의견을 수용하지 못했고 현상황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을 하는데 문제를 야기했다.
개혁개방 40주년의 중국의 오늘은 중국인들에게 기쁨과 자신감을 주었으나 미래의 중국에 대한 자신감과 희망은 주지 못하고 있다. 경제의 발전과 동시에 정치적, 사회적 발전이 담보되지 않으면 언제든지 그 발전에는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박기철(朴起徹) / 평택대학교 중국학과 교수 / 국제교육통상연구소 소장
basis63@hanmail.net / ☎ 010-7149-89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