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9, 2018

박기철 소장님 중국 칼럼

중국, 길위에 길을 묻다(30) - 중국으로 초대된 아프리카

작성자
ient
작성일
2018-10-22 21:58
조회
57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아프리카의 국가 원수들을 초대하여 ‘중국 아프리카 협력포럼 정상회의’를 개최하였다. 아프리카 54개국중 53개 국가의 정상들이 북경에 운집했다. 아프리카가 중국으로 옮겨왔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대단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중국이 돈으로 이들을 매수했다는 식으로 폄하하기도 한다. 아마 아프리카의 정상들 중 실제로 몇 명은 중국이 주는 당근을 기대하고 왔을 수도 있다. 그러나 중국과 아프리카의 관계를 단순히 경제적 이익을 위해서라고 한다면 양자관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다.
모택동이 중국에서 약한 세력으로 국민당과 투쟁할 때 다양한 전략과 전술을 사용했는데 그 중 하나가 “농촌으로 도시를 포위한다(以農村包圍城市)”라는 전술이 있었다. 대도시에서 직접적인 충돌로는 이길 수 없었기 때문에 광범위한 농민들, 그리고 사회적으로 대우 받지 못하는 층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여 세력을 확장하는 전술이었다. 실제로 이 전술로 대도시 이외의 지역에서 공산당은 더 많은 세력을 포섭하여 그 실력을 키웠고 이를 토대로 국민당을 이길 수 있었다.
모택동은 중화인민공화국을 수립한 이후에도 이 전략을 외교정책에 응용하였다. 당시 중국은 미국과 소련에 대항할 힘을 가지고 있지 못했다. 그래서 혁명시기의 경험을 바탕으로 고안해낸 전략이 ‘3개세계론’이었다. ‘3개세계론’은 미국과 소련을 제외한 광범위한 지역의 가난한 국가들을 중국의 편으로 끌어들여 미국과 소련에 대항하겠다는 전략이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1950년대에 인도네시아의 반둥에서 개최된 비동맹 회의에서 제3세계 국가들이 협력하여 미국과 소련에 대항하자는 주장을 펼쳤다. 1950년대 말 소련과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중국은 자력갱생이라는 외교정책을 실시한다. 자력갱생이란 결국은 고립외교정책을 의미하고 많은 국가들과 외교관계를 단절하거나 혹은 교류를 중지하였다.
미국과 소련의 압박과 자력갱생을 외치면서도 한 가지 버리지 않은 정책이 바로 가난한 제3세계 국가들과의 관계였다. 특히 아프리카는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의 빈곤한 지역중에서도 가장 빈곤한 지역이었다. 중국은 먼 미래에 이들이 중국에게 큰 지원군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중국의 어려운 경제적 상황속에서도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유대관계는 계속 유지했다.
이후 개혁과 개방으로 중국이 경제 성장을 했을 때는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더 많은 지원을 해주었다. 중국의 외교정책에서 아프리카를 상당히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로 삼았던 것이다. 그리고 경제적 원조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의 많은 유학생들을 정부 장학금으로 중국에 초청하여 무료 학비와 생활비를 지원하여 친중파로 양성해왔다.
이번 9월 3일과 4일에 북경에 모인 53개 아프리카 정상들 앞에서 시진핑은 ‘중국과 아프리카는 운명공동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운명공동체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중국과 아프리카의 관계가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더 오래되었고, 그 뿌리가 깊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의 관계는 모택동의 “농촌으로 도시를 포위한다”는 혁명전술에서 ‘3개세계론’으로 그리고 중국의 ‘일대일로’정책의 협력자로 발전해왔으며, ‘운명공동체’라는 용어를 쓰는 차원으로까지 발전했다.
물론 이 문장 안에는 시진핑의 일대일로 정책의 성공을 위한 강력한 희망과 미국을 견제하기 위한 다양한 정치적 요소가 잠재되어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현재 미국의 압박을 받고 있는 중국의 입장에서는 53개의 아프리카 국가들의 정상들이 북경에 모여 중국과의 협력을 선언한다는 것 자체에 커다란 의미를 둘 수 있다. 중국은 이번 회의를 통해 미국과 세계를 향해 자신의 위상을 보여주었고 동시에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 정책에 대한 자신감도 다시 회복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박기철(朴起徹) / 평택대학교 중국학과 교수 / 국제교육통상연구소 소장
basis63@hanmail.net / ☎ 010-7149-89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