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9, 2018

박기철 소장님 중국 칼럼

중국의 빛과 그림자 249 비즈니스 삼국지 - (30) 손책의 ‘버릴 줄 아는 지혜(捨得的智慧)’

작성자
ient
작성일
2018-01-09 14:00
조회
61
박기철(朴起徹) / 평택대학교 중국학과 / 한중교육문화연구소 소장 / 국제교육통상연구소 소장
basis63@hanmail.net
출처: 평안신문

(30) 손책의 ‘버릴 줄 아는 지혜(捨得的智慧)’

우리가 점을 보러 가면 책을 꺼내서 생년월일을 맞추어 인생을 설명해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보는 책이 주역(周易)이다. 원래 이 책은 단순히 점을 보는데 사용된 것이 아니고 우주 만물의 이치를 논하는 책으로 중국 사서오경(四書五經)의 하나인 역경(易經)이라고도 한다.

이 역경(易經)의 내용 중에 “버릴 줄 알면 얻는 것이 있고, 버리지 못하면 얻지 못한다. 크게 버릴 줄 알면 크게 얻고, 작게 버리면 작게 얻는다(有捨有得, 不捨不得, 大捨大得, 小捨小得)” 라는 인생의 철학을 알려주는 말이 있다.

중국의 ‘와호장룡(臥虎藏龍)’이라는 영화에 나오는 대사에서 그 철학을 다시 만날 수 있었다. “당신이 두 손을 꼭 움켜쥐면 손안에 아무것도 담을 수 없지만, 두 손을 펼치면 세계가 당신의 손안에 있습니다”라는 말처럼 세상을 살면서 욕심을 낼수록 더 많은 것을 잃는 경우가 많이 있다.

삼국지에 나오는 강동지역(江東)에 오나라를 세우는 손권(孫權)의 형인 손책(孫策)의 이야기에서도 ‘버릴 줄 아는 지혜’를 배울 수 있다. 손책은 아버지를 17세에 여의고 자신이 유업을 이어 받았다. 그러나 수하의 군대나 장군이 부족해 원술에게 의탁하고 있었다. 원술의 밑에 있는 동안 수차례에 걸쳐 죽음을 무릅쓰고 공을 세웠다.

원술은 손책을 불러 구강(九江)의 태수로 임명하겠다고 했지만 자신의 심복에게 그 자리를 주었다. 이후 다시 손책을 전쟁터로 보내면서 이번에 공을 세우고 오면 여강(廬江) 태수로 임명하겠다고 약속을 했으나 역시 이번에도 자신의 오랜 부하에게 그 자리를 주었고 거듭된 원술의 거짓 약속에 손책은 크게 실망하였다.

부친의 유지를 잘 받들지 못해 슬퍼하고 있을 때 옛 부하들이 찾아와 격려하면서 작은 일에 실망하지 말고 큰 뜻을 펼칠 준비를 하라고 권고하였다. 손책은 이에 힘을 얻어 다음 날 원술을 찾아갔다.

원술 앞에서 울면서 자신이 부친의 복수를 해야 하고 모친이 양주의 군인들에게 위협을 받고 있으니 병사를 빌려주기를 청했다. 대신 자신의 부친이 물려준 황제의 옥새(玉璽)를 약조로 바치겠다고 하였다.

욕심이 많은 원술은 처음에는 손책에게 병사를 내어주는 것을 거부하다가 옥새를 준다는 말에 바로 태도를 바꾸었다. 그러면서 자신은 옥새를 탐내는 것이 아니라 보관만 할 것이라고 하면서 병사 3천명과 5백필의 말을 내주었다. 손책은 주치(朱治), 황개(黃蓋) 등의 부하들과 병사들을 이끌고 강동지역으로 출발하였다. 가는 도중에 옛 친구인 주유(周瑜)를 만나 의기 투합했다. 주유는 자신을 따르던 인재들과 손책을 따라 강동지역으로 향했다.

손책이 황제의 옥새를 버리고 얻은 이 병사들이 훗날 강동지역을 점령하고 동생인 손권(孫權)이 오(吳)나라를 세울 수 있는 터전을 만들게 된다. 손책의 아버지인 손견은 이 옥새를 지키고 소유하려다가 많은 사람들의 적이 되어 생명을 잃었다. 그러나 손책은 같은 옥새이지만 무엇이 더 중요한가를 잘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병사들과 바꿀 수 있었고 자신의 나라를 세울 수 있었다.

조직이나 기업의 리더들도 “버리는 것이 새로운 혁신의 열쇠”라는 말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눈앞에 있는 작은 이익이나 기존의 타성에 젖어 새로운 도전을 하지 못한다면 그 조직이나 기업은 지속적인 발전은커녕 낙후되거나 도태될 수 있다. 개인이나 기업 모두 버릴 수 있는 마음, 무엇을 버려야 할지를 아는 판단력, 정확한 목표를 정해 실천에 옮긴다면 버린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