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9, 2018

박기철 소장님 중국 칼럼

중국의 빛과 그림자 248 비즈니스 삼국지 - (29) 손권의 용인술: ‘用人不疑’

작성자
ient
작성일
2018-01-09 13:59
조회
66
박기철(朴起徹) / 평택대학교 중국학과 / 한중교육문화연구소 소장 / 국제교육통상연구소 소장
basis63@hanmail.net
출처: 평안신문

(29) 손권의 용인술: ‘用人不疑’

삼국지 속에는 많은 영웅들이 등장하고 또 사라져간다. 조조, 유비, 손권, 제갈량등 많은 영웅들의 이야기가 우리의 시선을 끌고 있는데 그 중 손권에 대한 내용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그럼에도 손권은 위, 촉, 오 삼국의 중요한 리더였고 그 역시 조조와 유비와 견줄 수 있는 지도자였다.

어떤 조직에서든 지도자가 된 사람들은 남다른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손권의 경우에도 일반인들이 가지지 못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는데 ‘용인술(用人術)’에 능하였다. 조조의 대군을 물리친 적벽대전의 주인공인 주유(周瑜)가 능력 면에서는 손권보다 앞설지 몰라도 손권은 자신을 따르는 수하들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가 한수 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손권이 가진 용인술은 어떤 것이었을까?

중국 송나라 시기의 유명한 문학가였던 구양수(歐陽修)는 “인재를 쓰는 도리는 의심하지 않는데 있다. 인재를 선택하기가 어렵지만 선택하면 믿어야한다” 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지도자가 자신을 믿어주면 강한 책임감이 생긴다. 그러므로 사람을 쓸 때 믿어야 하며 그래야 자신감과 적극성, 책임감과 창의성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게 된다. 만약 그렇지 못할 경우 반대의 효과가 날 수 있다.

중국의 전국책(戰國策)에도 “남자는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치고, 여자는 자신을 좋아해주는 사람을 위해 화장을 한다(士爲知己者死, 女爲悅己者容)”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신뢰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삼국지 최고의 지략가인 제갈량에게 제갈근(諸葛瑾)이라는 형이 있었다. 손권의 친척중에 한 명이 제갈근의 탁월한 능력에 감탄해서 손권에게 추천하였다. 비록 오나라의 사람은 아니었지만 손권은 제갈근을 잘 대해주었고 나중에 여몽이 죽자 그 자리에 앉혔으며, 이후 대장군에 임명할 정도로 신뢰를 하였다.

그러나 제갈근이 제갈량의 형이었기 때문에 오나라의 많은 대신들은 그에 대한 의심을 가지고 있었다. 관우가 죽고 복수를 위해 유비가 70만대군을 이끌고 오나라를 공격할 준비를 하였다. 이때 제갈근은 유비에게 사사로운 감정으로 대의를 저버려서는 안된다는 편지를 보냈고 이 사실이 오나라에 알려지게 되었다. 제갈근의 편지는 오해를 받기 시작했고, 그를 질투하던 오나라의 대신들은 제갈근이 겉으로는 오나라의 신하이지만 속으로는 유비와 내통하고 있다는 상소문을 손권에게 올려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손권은 자신에게 올라온 상소문을 그대로 제갈근에게 전달하면서 당신과 나는 군신의 언약을 맺었으니 절대로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다는 내용의 편지도 함께 보냈다. 편지를 받아본 제갈근은 동생인 제갈량이 유비에게 충성을 다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신도 손권 밑에서 자신의 본분과 충성을 다할 것임을 약속했다. 손권과 제갈근의 이야기는 상하간의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지 역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제갈근은 실제로 죽을 때까지 주군에게 충성을 다했다.

역사 속에는 당연히 그 반대의 경우도 많이 찾아 볼 수 있다. 중국 역사상 최고 충신중의 한명으로 추앙받는 악비(岳飛)는 송나라 시기에 금나라와의 전쟁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지만 간신들의 모함에 목숨을 잃고 대신 송나라는 위기에 빠지게 된다.

물론 사람을 믿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품성, 장점, 단점 등을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무턱대고 사람을 믿어서도 안되기 때문이다. 훌륭한 리더가 되고 조직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교언영색에 속아서도 안되며 “의심스러운 사람은 쓰지 말며, 사람을 쓰면 의심하지 말아야 한다(疑人不用, 用人不疑)”는 말을 항상 가슴에 담고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