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9, 2018

박기철 소장님 중국 칼럼

중국의 빛과 그림자 245 비즈니스 삼국지 - (26) 제갈량의 약속

작성자
ient
작성일
2018-01-09 13:57
조회
84
박기철(朴起徹) / 평택대학교 중국학과 / 한중교육문화연구소 소장 / 국제교육통상연구소 소장
basis63@hanmail.net
출처: 평안신문

(26) 제갈량의 약속

제갈량은 유비가 죽고난 후 그 유지을 받들어 수차례 출병을 하였다. 그때 남긴 유명한 문장인 출사표(出師表)는 지금 읽어봐도 가슴이 찡해질 만큼 비장함이 느껴진다. 제갈량이 후대에 이르러서도 만인의 존경을 받는 이유는 그의 충성심과 뛰어난 지략뿐만 아니라 신용을 지킬 줄 아는 지도자였기 때문이다.

중국의 명나라와 청나라 시기에 10개의 유명한 상인 집단이 있었는데 그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공통분모는 바로 ‘신용’이었다. 신용은 비즈니스 뿐만 아니라 정치와 인간관계에서 필수적인 성공의 요소이다. 자신의 필요에 따라 약속을 저버리는 리더들은 대부분 그 기간이 길지 못함을 역사속에서 배울 수 있다.

만약 국가의 지도자가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백성들이 따르지 않을 것이고, 장군이 말을 지키지 않으면 군사들이 따르지 않을 것이다. 제갈량은 약속을 천금같이 여겼고 그래서 모든 부하들이 그를 존경하고 따랐으며 충성을 다하였다.

제갈량이 위나라를 토벌하기 위해 북벌을 시작하였다. 위나라의 대장이었던 사마의는 수차례 패배한 후 성에서 나오지 않아 전투를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을 때이다. 이때 부하가 제갈량에게 백일에 한번씩 교대를 하기로 하였고 지금 교대할 군대가 사천을 출발하였습니다고 보고하였다.

제갈량은 즉시 교대준비를 명령했고 교대 순서가 된 병사들이 짐을 싸기 시작했다. 원래 군대 중 매 3개월에 교대를 하면서 진군하였고, 이는 식량의 보급 문제와 지구전을 대비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사병들이 짐을 싸고 돌아가기 위해 출발하려고 할 때 갑자기 급보가 들어왔다. 위나라에서 20만명의 병력을 증원하여 제갈량이 주둔하고 있는 곳으로 공격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러자 부장이었던 양의(楊儀)가 제갈량에게 20만명의 적군이 급습을 시작하였으니 일단 교대하기로 한 사병들을 투입해서 적을 막아야 한다고 건의하였다.

양의의 건의가 당연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제갈량은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자신이 이미 사병들과 약속한 것이 있고, 또한 이들의 부모와 처자들이 기다리고 있는데 자신이 위급하다고 약속을 어길 수는 없다고 하면서 교대할 사병들에게 출발을 명령했다.

이 명령을 전해들은 사병들은 모두 감동했고 교대를 거부하고 남아서 싸울 것을 다짐했다. 사병들은 승상의 이러한 은혜에 자신들은 목숨을 바쳐 적들과 싸워 그 은혜를 갚겠다고 아무도 돌아가지 않고 오히려 전투 준비를 시작하였다.

제갈량은 병사들에게 고마워하면서 위나라의 군대가 장거리를 행군했기 때문에 틀림없이 지쳐있을 것이고, 이들이 전열을 가다듬기 전에 공격하면 이길 수 있다고 격려했다. 병사들은 제갈량의 말을 따라 모두 성밖으로 나가 적들이 오기를 기다렸다. 실제로 막 도착한 위나라의 군대는 지쳐있었고, 반면 사기가 오른 촉나라 군사들은 용감하게 적진을 향해 돌격하였다. 결국 20만명의 위나라 군대는 대패하였다.

제갈량의 약속은 우리에게 약속을 지키는 것의 중요함을 새삼 깨닫게 해준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 시대의 우리는 지도자와 리더들이 자신들의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을 너무 자주 보고 있다. 옛 속담에 “언필행, 행필과(言必行, 行必果)”라는 말이 있다. 말한 것은 행동에 옮겨야 하고 행동은 결과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지도자와 리더들도 제갈량의 약속을 가슴깊이 새겨야 한다. 그래서 서로가 믿을 수 있는 살맛나는 사회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