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9, 2018

박기철 소장님 중국 칼럼

중국의 빛과 그림자 244 비즈니스 삼국지 - (25) 제갈량이 황충을 자극하다

작성자
ient
작성일
2018-01-09 13:56
조회
65
박기철(朴起徹) / 평택대학교 중국학과 / 한중교육문화연구소 소장 / 국제교육통상연구소 소장
basis63@hanmail.net
출처: 평안신문

(25) 제갈량이 황충을 자극하다

중국의 속담에 “나무는 껍질이 벗겨지는 것을 두려워하고 사람은 자존심을 건드리는 것을 두려워한다(樹怕剝皮, 人怕激氣)” 라는 말이 있다. 중국에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상대방의 심리를 이용하는 전술이 있는데 이를 ‘격장법(激將法)’이라고 한다. 한국어로 옮기면 ‘자극법’ 정도로 번역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천성적으로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호승심(好勝心)을 가지고 있고, 특히 자신이 잘났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더욱 남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만약 기업과 조직의 리더가 이를 잘 활용한다면 부하 직원들의 능력을 최대한 이끌어 낼 수가 있다.

제갈량은 전략가로서도 뛰어났지만 격장법도 잘 이용할 줄 알았다. 그 대표적인 이야기가 바로 당시의 노장군이던 황충(黃忠)의 이야기이다. 황충은 사병에서 공을 세워 나중에 촉나라의 가장 뛰어난 오호장군(五虎將軍) 중의 한명이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감과 의욕이 항상 넘쳐 있어 누구에게도 굽히지 않는 강한 자존심의 소유자였다.

조조의 대장군이었던 장합(張郃)이 대군을 이끌고 촉나라를 공격하였고 당시 촉나라의 장군들이 대패하여 유비에게 급하게 구원을 요청하였다. 유비는 다음날 대책회의를 열었고, 제갈량은 장합을 막지 못하면 촉나라의 국경이 위험하니 반드시 물리쳐야 한다고 건의를 올렸다. 이때 또 다른 참모였던 법정이 지금 장비(張飛)가 낭중(閬中)에 있는데 이곳도 중요한 곳이라 장비를 불러 올 수 없으니 다른 사람을 보내 장합을 격퇴해야 합니다고 제안하였다.

제갈량은 웃으면서 장합은 위나라의 유명한 장군으로 쉽게 볼 상대가 아니며 장비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상대가 되지 못한다고 하였다. 바로 이때 제갈량을 반박하면서 승상은 사람을 무시하지 말라며 자신이 장합의 목을 베겠다는 이가 나타났다. 바로 노장군 황충이었다. 제갈량은 비록 황충이 훌륭하지만 이미 70세가 가까우니 장합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자극하자 반드시 자신이 장합을 격퇴하겠다고 다짐하였다.

사실 제갈량은 당시 조정에서 유일하게 황충만이 장합을 물리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일부러 그를 자극하였던 것이다. 황충과 또 다른 노장군인 엄안(嚴顔)은 제갈량의 예측대로 장합의 군대를 대파하고 조조의 군량미 기지였던 천탕산(天蕩山)을 점령하였다.

바로 이 격장법은 구성원들의 자존심을 자극하여 투지와 사기를 극대화시켜 최고의 효과를 내도록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황충을 장비에 빗대어 자극했던 제갈량은 한번 더 그의 능력을 발휘하도록 만들었다.

제갈량은 황충의 능력을 치하하면서 동시에 또 하나의 골칫거리인 위나라의 장군 하후연(夏候淵)을 언급하였다. 제갈량은 하후연이 장합 만큼 강하고 또 한중 지역에 진을 치고 있으니 아무래도 관우(關羽)를 불러와야겠다고 황충을 자극하였다.

제갈량의 자극에 황충은 또 불같이 일어나 자신을 업신여기는 것이라며 3천명의 병사만 주면 바로 가서 하후연의 목을 베겠다고 하였다. 실제로 황충은 전투에 나가 하후연의 목을 베고 돌아왔다.

이러한 격장법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선 구성원들에 대한 파악이 중요하다. 자신이 데리고 있는 직원들의 장단점이 무엇이고 어떤 직원들에게 어떠한 자극이 필요한지를 지도자 스스로 잘 분석하고 있어야 한다. 제갈량의 격장법은 바로 자신이 데리고 있던 장수와 부하들의 심리를 잘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