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9, 2018

박기철 소장님 중국 칼럼

중국의 빛과 그림자 : 중국의 미래 10년을 읽다 시진핑과 중국의 꿈 (9) -“중국의 꿈에 대한 국내적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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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ent
Date
2018-01-09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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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朴起徹) / 평택대학교 중국학과 | basis63@hotmail.com
출처: 평안신문, 승인 2014.06.18 15:49:12

2012년 11월 중국 공산당 서기에 취임한 시진핑은 중국 최고의 권력자로서 ‘위대한 중국의 부흥’을 외치면 서 마오쩌둥 이래 최고의 권력을 손에 넣고 있다. 그의 전임자인 후진타오는 당 총서기와 당 중앙군사위 주석, 그리고 국가 주석의 3대 핵심을 장악했었다. 시진핑은 여기에 더하여 반부패 등 개혁을 총괄하는 ‘중앙 전면 심화개혁 영도소조 조장’과 외교와 안보를 총괄하는 ‘국가안전위원회 주석’, 그리고 인터넷을 총괄하는 ‘인터 넷 영도소조 조장’, 또한 군 개혁을 총괄하는 ‘국방 군대 개혁 심화를 위한 영도소조 조장’과 경제정책을 총괄 하는 ‘중앙재경 영도소조의 조장’까지 맡아 명실상부한 최고의 지도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덩샤오핑 이래의 집단 지도체제의 틀을 깨고 권력을 움켜쥔 시진핑은 ‘중국의 꿈’을 통해 자신의 정통성을 확보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강력한 반부패 정책을 통해서, 대외적으로는 강력한 민족주의를 바 탕으로 공격적 외교정책을 투사하여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그럼에도 시진핑이 중국의 꿈을 실현하는데 몇 가지 측면에서 국내에서 강력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첫째는 부패 문제이다. 최근에 중국을 방문해 보면 실제로 손님에 대한 접대의 규모와 비용이 이전과는 완 전히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기본적으로 중국에서는 귀한 손님이 오면 ‘전복과 해삼’이 필수 요리였으나 이제는 그런 음식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리고 술도 한 병에 20만 원이 넘는 마오타이나 우량에 같은 명주 에서 그 지역의 술로 바뀌고 있다. 이렇듯 외형적으로는 부패가 줄어들고 위축된 것 같으나 실제로 그 내면을 살펴보면 잠시 움츠리고 있을 뿐이지 여전히 부패가 성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중국의 사회 네트워크에 여전히 ‘꽌씨(關係)’가 중 요한 메카니즘으로 작동하고 있고 그 속에서 부패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창조와 혁신의 부재이다. 또 하나의 내부적인 도전은 ‘지식 재산권’에 대한 인식의 결여이다. 베이징 이나 광조우 등을 방문하면 곳곳에서 가짜 제품을 만날 수 있다. 가짜의 범람은 지식 재산권에 대한 보장을 방 해하게 되고 혁신적인 제품이 생존할 수 있는 공간을 박탈해버리고 있다. 결국 중국은 창조적 능력의 발전이 제약될 수밖에 없고 이는 세계에서의 경쟁력을 약화시킨다. 실제 중국의 브랜드 중에서 세계적인 제품이 탄 생되지 못하는 이유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중국인들이 우리를 부러워하고 한탄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한국 의 삼성이나 LG, 현대 등의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기업을 자신들이 가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셋째는 환경오염의 문제이다. 특히, 겨울이 되면 베이징과 같은 대도시의 스모그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 다. 잠깐이라도 외출하게 되면 스모그로 인해 가시거리가 나오지 않고 목이 따가운 것을 경험하게 된다. 환경 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얼마나 많은 투자가 필요할지 모른다.

넷째는 국유기업의 개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중국은 수차례에 걸쳐 국유기업을 개혁하였으나 국제무대에서 경쟁력 있고 생산효율이 높은 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요원해 보인다. 기업 내의 관료주의는 사영기업이나 외자 기업과 경쟁이 어려운 수준이며 주로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의 지원에 기대고 있는 형편인데 이것이 바로 중국 금융을 악화시키는 주범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섯 번째는 농민의 문제이다. 현재 도시화를 빠르게 진행시키고 있으나 여전히 도시와 농촌의 격차는 도 시 내에서 빈민층과 부유층의 갈등, 연해지역과 내륙지역의 갈등과 함께 시진핑의 중앙정부에 대한 가장 큰 도전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른바 ‘삼농문제(三農問題)’라고 하는 농민, 농업, 농촌에 대한 정부의 끊임없는 보조금 정책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불만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위에서 말한 5가지 이외에도 체제가 가지는 경직성, 권력의 집중화 현상 등 다양한 문제들이 중국의 꿈을 실현하는데 국내적 도전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진핑이 이러한 도전들을 극복할 수 있다면 중국의 꿈에 한발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못할 경우 권력의 정점에 서있는 시진핑의 정통성은 중국의 꿈과 함께 무너질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