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9, 2018

박기철 소장님 중국 칼럼

중국,중국인의 지혜 118 중국, 중국인의 지혜 : 삼십육계(三十六計) - 攻戰計

Author
ient
Date
2018-01-09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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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朴起徹) / 평택대학교 중국학과 | [email protected]
출처: 평안신문, 승인 2013.11.06 13:42:02

- 제18계: 금적금왕(擒賊擒王) - 적을 잡으려면 왕을 잡아야 한다.

원문 : 摧其堅, 奪其魁, 以解其體. 龍戰于野, 其道窮也 (최기견, 탈기괴, 이해기체. 용전우야, 기도궁야)
번역 : 상대방을 와해시키기 위해서는 그 우두머리를 제거해야 상대방의 전체적인 역량을 붕괴시킬 수 있다. 마치 용을 바다가 아닌 들판에서 싸우도록 하는 것과 같다.

이 금적금왕의 계책은 원래 당나라의 유명한 시인인 두보(杜甫)의 ‘전출색(前出塞)’에서 유래하고 있는데, “활은 마땅히 강한 것을 당겨야 하고, 화살은 긴 것을 사용해야 한다. 사람을 쏘려거든 먼저 말을 쏘고, 적을 잡으려면 먼저 왕을 잡아야 한다”라는 내용이다.

두보가 이 시를 쓴 것에는 그 배경이 있다. 당나라 현종이 토번족(티벳족)이 방비를 소홀히 한 틈을 타 이를 공격하여 패배시키고 영토의 일부를 빼앗았다. 이후 2년 후 금성공주의 사망을 기회로 토번족은 화해를 청하였으나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토번족이 오히려 당나라를 공격하였고, 당은 3만 명의 군대를 이끌고 이를 진압하였다. 이 와중에 많은 당나라 군인들이 전사하였는데, 두보는 당나라 황제의 잘못된 외교정책을 비판하면서 이 시를 완성하였다. 이후 병서에 사용된 이 계책은 적군의 주력이나 왕을 제거하면 적의 사기를 꺽을 수 있고 자신에게 최소한의 피해로 적을 섬멸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명나라 영종때의 일이다. 당시 황제 밑에 왕진(王振)이라는 환관이 있었는데 사리사욕에 눈이 먼 간신이었다. 우둔한 황제는 간신의 말에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었다. 마침 북방의 민족이 명나라를 공격하려고 하였다. 이를 안 많은 신하들이 전략적 요충지를 더욱 보강해야한다고 건의를 하였으나 적에게 뇌물을 받아먹은 왕진이 이를 계속해서 방해하였다. 결국 북방민족이 대군을 이끌고 명나라를 공격하기 시작했고 지금의 대동(大同)이라는 곳 까지 점령하였다.

왕진은 갑자기 자신이 공을 세우고 싶은 욕심이 들어 황제에게 함께 출정할 것을 건의하였고 황제는 그 말을 듣 고 50만 명의 명나라 군대를 이끌고 북상하였다. 그러나 그동안 전쟁준비를 하지 않았던 명나라 군대는 갑작스런 출정에 놀랐고, 심지어는 왕진을 총사령관으로 임명하여 이미 사기가 저하되어 있었다.

충분한 준비가 없었던 명나라의 대군은 만리장성 근처까지 다다랐을 때 선봉대가 계속 패배하고 있다는 소식 을 전해들었다. 장군들은 황제에게 더 이상 진격하지 말고 전열을 가다듬자고 건의하였다. 이 역시 왕진에 의해 무시당하였으며, 무리한 출정으로 전투에서 많은 병력을 상실하였다. 결국 황제는 후퇴를 결정하였고 철군을 시작하였다.

철군하는 도중에 왕진이 자신이 소유한 토지를 군인들이 밟지 못하게 병력을 우회하였는데 적군이 추격하여 또 한번의 일격을 가하였다. 마음이 급해진 왕진은 이제 황제도 버리고 도망을 치다가 명나라 장군들이 붙잡아 죽여버렸다. 황제는 적에게 잡혔으며, 이후 황제를 앞세워 파죽지세로 북경으로 공격해왔다. 이에 다급해진 조정에서는 수차례의 회의를 거쳐 새로운 황제를 추대하기로 하였고, 그가 바로 명나라의 경제 (景帝)이다. 명은 새로운 황제를 중심으로 전열을 가다듬고 적에게 대항하였으며 명나라를 지킬 수 있었다.

이 계책은 마치 “뱀이 머리가 없으면 나갈 수 없다(蛇無頭不行)”에서 알 수 있듯이 상대의 최고 우두머리를 제 거하고, 가장 핵심을 공격해야 자신의 피해 없이 승리를 이끌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