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9, 2018

박기철 소장님 중국 칼럼

중국의 빛과 그림자 298 - 중국 인물열전 (39) 강태공(姜太公 BC1156-1017): 기다림으로 세상을 낚다

Author
ient
Date
2018-01-09 18:23
Views
506
박기철(朴起徹) / 평택대학교 중국학과 / 한중교육문화연구소 소장 / 국제교육통상연구소 소장
basis63@hanmail.net
출처: 평안신문

(39) 강태공(姜太公 BC1156-1017): 기다림으로 세상을 낚다

바다나 강에서 낚시를 하는 사람들을 보고 강태공이란 말을 자주 사용한다. 지금부터 거의 3천년전 사람의 이름이 아직도 회자될 뿐만 아니라 춘추전국 시대의 많은 사상가들이 그의 학문을 익히고 추앙할 정도였으니 대단한 인물이었음에 틀림이 없다. 그가 이토록 유명한 이유는 ‘기다림’을 알았고 실천했기 때문이다.

그의 고향은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중국에서 동이(東夷)라고 불렸던 동쪽 지역 바닷가 일조(日照) 태생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일조는 평택과 카페리도 다니고 우호협력을 맺고 있는 도시이기도하다. 일조 시내에서 바닷가를 타고 북쪽으로 올라가면 금빛 모래가 가득한 국가삼림공원을 만나고 그 안에 강태공 기념관이 만들어져 있다.

강태공이 태어났을 때 집안이 망해 젊었을 때는 소를 잡는 백정도 하였고 이후에는 술집을 내어 술을 팔기도 했다. 비록 가난하고 어려운 생활을 하였으나 그는 천문지리와 병법에 대한 공부에 열중하여 통달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가 70세가 될 때까지 아무도 그를 알아주는 사람이 없었다. 매일 바닷가에 나가 낚시를 하고 있는 중에 주나라의 문왕을 만나게 된다.

강태공이 72세가 되던 해에 문왕이 사냥을 가게 되는데 점괘가 “당신은 호랑이나 곰을 사냥하는 것이 아니라 대업을 이룰 인재를 만나게 될 것이다”라고 나왔다. 이를 본 문왕이 기뻐하면서 사냥을 나갔다가 과연 강태공을 만나게 되었고 그와의 대화에 감동하여 그를 태사(太師)로 모셨다.

문왕은 강태공에게 당시 상나라를 멸망시킬 계책을 물었다. 강태공은 문왕으로 하여금 우선 백성에게 선행과 덕행을 베풀고 상나라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제후들과의 관계를 개선하도록 했다. 안으로는 민심을 얻고 병사를 훈련시켜 점점 더 강한 세력으로 키워갔다. 그의 노력으로 많은 제후국이 문왕의 주나라를 따랐고 언제든지 상나라를 공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제후들이 빨리 상나라를 공격하자고 건의하여도 강태공은 “아직 때가 아니니 기다리시오”라는 대답만 들을 뿐이었다. 그후 2년이 지나 상나라 주(紂)왕의 횡포가 극에 달하자 드디어 군대를 동원하여 상나라를 토벌하려고 하였다. 이때 점을 보던 사람이 불길하니 지금은 공격을 하면 안된다고 건의하였으나 강태공은 “이제 때가 되었다.”라고 하고 공격을 계속했다.

주나라는 비록 상나라가 훨씬 더 많은 병력을 가지고 있었으나 민심을 잃고 군의 사기가 저하되어 있었기 때문에 손쉽게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상나라의 주왕은 결국 패배를 돌이킬 수 없자 자살하고 말았다.

주나라의 문왕은 강태공과 상의한 후 국가체제를 중앙에 주를 두고 주위의 땅들을 혈연관계가 있거나 공로가 큰 신하들에게 나누어 주어 각자 다스리게 했다. 중국 최초의 봉건제도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때 천하(天下)라는 개념이 만들어졌고 진시황이 황제라고 칭하기 전까지 왕을 천자(天子)라고 부르게 되었다.

강태공은 자신의 고향인 산동 지역을 하사받아 훗날 춘추시대에 한때 세력이 강했던 제(齊)나라를 세웠다. 그는 인재를 선발할 때 귀천을 논하지 않았고 능력에 따른 인재등용의 6가지 원칙(六守)을 정했는데, 그것은 ‘인애, 정의, 충성, 신용, 용감, 지모’이다. 그리고 국가가 부강하기 위해서는 3가지 보물(三寶), 즉, ‘농업, 공업, 상업’을 활성화하여 백성들을 편하게 해주는 것이 기본이다고 말했다.

“때를 기다릴 줄 안다”는 것은 나가고 들어감에 있어 정확한 판단을 하는 지혜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탐욕이나 조급함을 버릴 수 있어야 한다고 우리에게 알려준다. 그리고 3천년전의 강태공은 오늘날 우리에게 무엇이 올바르고 잘하는 정치인가를 이야기 해주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백성을 저버린 정치는 오래가지 못하는 것이 불변의 진리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