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9, 2018

박기철 소장님 중국 칼럼

중국의 빛과 그림자 240 비즈니스 삼국지 - (21) 유비의 잘못된 전쟁: 리더의 감정조절

Author
ient
Date
2018-01-09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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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朴起徹) / 평택대학교 중국학과 / 한중교육문화연구소 소장 / 국제교육통상연구소 소장
basis63@hanmail.net
출처: 평안신문

(21) 유비의 잘못된 전쟁: 리더의 감정조절

중국의 유명한 병법서인 손자병법에 “兵者, 國之大事, 生死之地, 不可不察也”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전쟁을 하는 것은 국가적 큰 일이고, 국가의 존망과 직접적으로 연계되니 조심해야 한다는 뜻이다. 손자병법에서는 또 지도자와 리더들은 자신들의 기분이나 감정에 따라 전쟁을 해서는 안되고 국가가 유리할 때는 출병할 수 있지만 불리하면 바로 전쟁을 멈추어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평생을 말 위에서 전쟁을 해온 유비가 자신의 의형제인 관우(關羽)의 복수를 하기 위해 무리하게 전쟁을 일으켰고, 이로 인해 자신도 그리고 촉나라도 망하게 되는 비극이 시작되었다. 유비의 잘못된 전쟁은 오늘날 기업과 조직을 이끌어가는 모든 리더들에게 감정에 얽매인 상황판단과 정책 결정의 위험함을 새삼 일깨워주고 있다.

관우가 전투에서 패배한 후 맥성(麥城)에서 피살되자 촉나라 조정은 혼란에 빠졌고 유비는 비통함에 혼절까지 하였다. 다혈질의 장비는 관우의 죽음을 전해들은 후 부하들을 닦달하다가 그 또한 죽고 말았다. 하루 아침에 관우와 장비의 두 형제를 잃은 유비는 제 정신이 아니었다. 분노를 억누르지 못한 유비가 모든 국력을 동원하여 형제의 원한을 갚겠다고 오나라를 공격할 준비를 하였다. 이미 유비는 이성을 잃고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하지 못하고 있었다.

많은 신하들이 유비를 만류하였고, 조자룡도 “국가의 원한은 공적인 것이고, 형제의 원한은 사적인 것이니 천하를 생각하라”고 간언하였다. 그러나 유비는 오로지 사적인 감정에 치우쳐 대군을 이끌고 오나라를 향해 전쟁을 일으켰다.

유비가 사천(四川) 지역에 들어와 몇 번의 승리와 신하들의 추대로 황제가 된 이후 자만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형제간의 사적인 감정에 매몰되어 이성을 상실한 상태로 그 누구의 말도 귀에 들리지 않은 것이다. 주위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것은 객관적 판단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고 결국은 자신과 나라를 잘못된 파국으로 몰고 갔다.

유비의 잘못된 전쟁은 오늘날 지도자와 리더들에게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일깨워주고 있다. 만약 지도자가 자신의 감정에 따라 정책을 결정하고 부하직원들을 다룰 경우 그 조직은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당연히 조직원들의 사기와 업무효율은 떨어지고 경쟁력은 점차 상실된다.

화가 나는 것을 포함해 희노애락(喜怒哀樂)은 모든 사람이 가지는 기본적인 감정들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화를 내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러시아의 톨스토이도 ‘분노는 자신을 해치는 것이다’고 했고 독일의 철학자인 칸트도 ‘화를 내는 것은 타인의 잘못을 가지고 자신을 벌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리더와 지도자로서 조직과 구성원들을 잘 이끌기 위한 기본적인 덕목은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줄 아는 것이다. 대기업의 임원이나 대표가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화를 내다가 호되게 곤욕을 처한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지도자는 감정으로 일처리를 해서는 안되며 반드시 이성적이고 냉정하게 정책을 결정하고 시행할 줄 알아야 한다.

어떻게 하면 감정을 조절할 수 있을까? 우선 마음을 열고 지도자의 관용으로 사람을 대해야 한다. 둘째 사람을 만남에 있어서 선한 마음을 가지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상황을 분석할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분노를 조절할 수 있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이러한 감정조절을 잘 할수록 지도자는 자신의 지위를 확고히 할 뿐만 아니라 조직이나 기업도 발전시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