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9, 2018

박기철 소장님 중국 칼럼

중국의 빛과 그림자 195 중국인 이야기 - (8) 징기스칸의 후예들, 네이멍구(內蒙古)사람들

Author
ient
Date
2018-01-09 12:45
Views
338
박기철(朴起徹) / 평택대학교 중국학과 / 한중교육문화연구소 소장
basis63@hanmail.net
출처: 평안신문

(8) 징기스칸의 후예들, 네이멍구(內蒙古)사람들

베이징에서 기차나 버스를 이용해서 네이멍구의 수도인 후허하오터(呼和浩特)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6시간 정도이고 거리는 460킬로미터에 달한다. 베이징에서 출발해서 만리장성을 넘으면 장자커우(張家口)가 나오고 조금 더 서북쪽으로 가다보면 네이멍구의 수도에 도착할 수 있다.

후허하오터만 보면 우리가 상상한 초원이나 유목민족의 내음을 맡을 수 없어 조금 당황하게되지만 여기서 조금 더 벗어나면 헐벗은 초원을 만나게 된다. 네이멍구는 원래 몽골이었으나 반이 잘려나가 북쪽에는 울란바토르를 수도로 하는 독립 몽골공화국이 되었고 그 남쪽이 중국의 네이멍구가 되어 있다. 반토막의 몽골이지만 그 영토의 크기는 중국 전체의 10분의 1에 달할 만큼 광대하다. 동쪽에서 서쪽까지의 거리가 2400킬로미터이고 남북간의 거리가 1700킬로미터이니 얼마나 크고 긴지 상상할 수 있다. 또한 이 초원의 원래 주인공은 한족이 아니라 몽골족과 만주족, 흉노족, 선비족, 거란족 등 수많은 유목민족이었다. 중국의 가장 북동쪽에서 서북쪽까지 길게 이어진 네이멍구에는 몽골족과 한족 그리고 40여개의 소수민족이 함께 어울려 살고 있다.

멍구(蒙古:몽골)의 의미는 ‘영원한 불’이란 뜻이며, 이들을 ‘말위의 민족’ 이라고도 부른다. 이들은 태어나자마자 말위에서 생활하기 시작하고 평생을 말위에서 사는 전형적인 유목민족이다. 이들이 전통적으로 살고있는 집은 천막집인 ‘멍구빠오(蒙古包: 몽골에서는 게르라고 한다)’ 이며, 유목민족에게는 필수적인 것이었고 계절에 따라 이동이 편리하였다. 조금 작은 것은 30분만에 해체가 가능하고 1시간만에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최고의 조립식 주택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내멍구사람들은 징기스칸의 후예들답게 용감하며 열정적이고 손님들을 환대한다. 사람이 귀한 초원에서 손님이 오는 것을 매우 환영하고 귀하게 여겨 마유차, 치즈, 양고기 등으로 접대한다. 이들은 마유차를 즐겨 매일 마시는데 말의 젖과 차를 섞어 만들어 애용하고 손님에게도 내어준다. 그러나 이 맛은 평상시에 접해보지 않은 맛으로 일반인들이 마시기에는 매우 고역일 수 있다. 대신 양고기 맛은 일품으로 양을 통째로 바비큐 하는 것을 ‘카오촨양(烤全羊)’이라고 하는데 그 자리에서 가장 좋은 양을 골라서 잡기 때문에 매우 맛이 있어 또 생각이 나게 한다.

멍구족은 한족과 다른 종교와 문화 및 생활의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만나기전에 조금은 이해를 하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집 앞에 모닥불을 피워놓았거나 붉은 천을 달아놓았을 경우 환자 혹은 임신부가 있다는 뜻으로 집에 들어가서는 안된다. 또한 초청을 받아 방문을 했을 때도 서쪽에 앉아서는 안되는데 이들이 믿는 라마교의 원류인 불교가 서쪽에서 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음식도 스스로 죽은 동물 고기나 개고기, 백마의 고기는 금기시 되어 있다. 또한 초상이 났을 경우에 붉은 색이나 흰색은 금기의 색이며, 결혼식에는 검은색과 노란색을 사용하지 않는다.

유목민족인 이들에게는 사냥을 위한 개와 이동을 위한 말이 필수였기 때문에 지금도 개고기를 먹지않고 만약 손님이 주인집 개를 때리면 주인을 모욕한 것으로 간주한다. 또한 말이 늙어 죽으면 잘 매장할 정도로 아끼고 사랑한다. 그리고 차나 술을 따를 때 왼손이나 한 손으로 따르면 안되고 모자를 벗고 반드시 두 손을 다 사용해야 한다.

유목민족인 네이멍구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다양한 금기가 많이 있기 때문에 이들과 교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들의 풍속과 습관을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네이멍구는 또한 중국의 유명한 낙농회사들과 중국 최대의 철강회사인 빠오깡(包鋼) 등이 있고 새로운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어 이와 관련한 우리나라 기업들이 관심을 가지고 진출해야 할 지역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