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9, 2018

박기철 소장님 중국 칼럼

중국의 빛과 그림자 191 중국인 이야기 - (4) 중국 경제의 수도, 상하이(上海) 사람들

Author
ient
Date
2018-01-09 12:40
Views
318
박기철(朴起徹) / 평택대학교 중국학과 / 한중교육문화연구소 소장
basis63@hanmail.net
출처: 평안신문

(4) 중국 경제의 수도, 상하이(上海) 사람들

상하이는 단순한 중국의 도시일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도시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황포강을 중심으로 서쪽은 남경로를 중심으로 구시가지가 중국 근대사를 이야기하고 있고, 그 동쪽은 푸동지역(浦東地域)으로 뉴욕의 맨하탄에 비해 조금도 손색이 없을만큼 높은 빌딩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중국에 대한 편견과 중국의 발전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도 상하이를 다녀온 후 높은 빌딩에 놀라고 동시에 상하이의 물가에 놀란다. 이구동성으로 상하이의 물가를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이다. 그러나 이것은 엄연한 사실이고 이미 상하이는 서울을 뛰어넘는 대도시로 발전하고 있다.

상하이 사람들은 자기들끼리는 반드시 ‘상하이 말(上海話)’을 사용하는데 우리가 배운 중국어로는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다. 상하이에서 비즈니스를 할 때는 상하이 사람들을 끼우고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하고 실제로 그런 경우가 많이 있다. 상하이는 중국에서 외국 문물을 가장 먼저 받아들인 후 전국의 상인들이 모여들어 서양인과 경제와 무역을 하였던 지역으로 전국의 비즈니스 귀재들이 다 모여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 도시는 뛰어난 상업적 두뇌와 중국의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엘리트들이 가득하여 자신의 도시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상하이 사람들의 눈에는 외지인들은 모두 ‘시골뜨기(鄕下人)’에 불과하다. 심지어 수도 베이징 사람들 조차도 상하이에 오면 시골뜨기로 전락한다. 물론 여기에 대해 베이징 사람들은 상하이 사람들을 ‘돈만 아는 졸부’라는 혹평을 빼놓지 않지만 이들은 거기에 연연하지 않는다.

상하이는 이민으로 형성된 도시이고 외국과의 오랜 무역과 비즈니스의 과정에서 상하이 사람들의 성격이 형성되었다. 이들은 중국의 북쪽 사람들과는 달리 계산이 철두철미하고 자신과 타인을 정확하게 구분한다. 그래서 ‘계산적이고 작은 이익도 철저히 따진다’는 비평을 받지만 죽어도 자신이 손해보는 일을 하지 않는다. 상하이 사람들은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 굉장히 강해 타 지역 사람들을 배척하는 동시에 자신의 것과 타인의 것에 대한 구별이 정확하다. 베이징 사람들이나 산동사람들이 주장하는 ‘체면(面子)’은 이들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기도 한다.

이들에게 사람을 만나는 가장 첫 번째 이유는 경제적 이익이 기준이다. 만약 경제적 이익이 있으면 서로 모르는 사람들도 아주 쉽게 힘을 합쳐 조직을 만들고 경제적 이익을 창출한다. 그러다가 경제적 목적을 도달하였거나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경우 또 아주 빠르게 이들은 해체되어 버린다. 경제적 이익이 최우선인 이 상하이에서는 시인이나 학자 등 경제와 상관없는 유명 인물이 많이 배출되지 못했다. 상하이의 여성들도 여성미가 넘치지만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열녀(烈女)’형의 여성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러한 계산적이고 이익만 챙기는 것 같은 상하이 사람들도 다른 각도에서 보면 장점이 될 수도 있다. 계산적이란 것은 다른 각도에서는 그만큼 이성적이란 의미이기도 한데, 법률이나 규칙을 제정하면 잘 준수하고 비즈니스에 있어서도 아주 세밀한 부분까지 계약서를 작성하고 이를 준수하는 장점이 있다. 중국의 다른 지역에서 자주 발생하는 계약서가 별로 의미가 없는 상황은 잘 발생하지 않는다. 절대 손해를 보지 않는 대신 남을 잘 속이지는 않는 편이다.

우리가 또 하나 주의해야 할 것은 중국의 황허(黃河) 북쪽 사람들이 직접화법을 사용하는 것에 비해 상하이 사람들은 항상 간접화법을 사용하고 핵심을 완곡하게 표현한다. 대부분 ‘좋다’, ‘안된다’ 등의 직접적인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으므로 인내심과 상대방의 의중을 파악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래서 상하이 사람들과의 비즈니스는 많이 피곤하다는 얘기를 한다. 그러나 상대방이 자신보다 반응도 빠르고 효율적으로 일처리를 할 때는 오히려 존경심을 가지기도 한다. 상하이 사람보다 계산과 반응이 더 빠를 자신이 있는 사람들은 상하이에서 멋진 사업을 성공하기를 기대해볼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