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9, 2018

박기철 소장님 중국 칼럼

중국, 길위에 길을 묻다(31) - 말레이시아: 공존의 땅

작성자
ient
작성일
2018-10-22 22:03
조회
41
얼마 전 말레이시아의 선거에서 93세의 마하티르 전총리가 선거에서 압승하여 다시 총리로 복귀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가 당선이 되고 첫 번째 행한 일이 중국과의 협력 프로젝트를 중단했다. 전임자였던 나집 라작 총리가 중국과 연계해서 추진 중이던 말레이시아 동부해안철도건설(ECRL)과 천연가스관 건설을 취소해버렸다.
93세 노인의 이러한 과감한 결정에 대해 세계는 놀랐고 특히 중국은 자신이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사업에 급브레이크가 걸리면서 긴장하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말레이시아는 중국이 일대일로를 추진하는데 있어서 반드시 지나가야 하는 말라카 해협과 육로를 통해 동남아로 진출하려던 계획에 모두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는 우리와 상당히 거리가 있고 교민도 약 2만 명 정도만 있기 때문에 특별히 관심을 두지 않은 지역이다. 그러나 좀 더 가까이에서 보면 동남아시아 국가들 중에서는 강대국이고 약 3천만 명이 넘는 인구를 가지고 있으며 경제적으로도 GDP가 세계 36위에 달하는 국가이다.
말레이시아는 고금을 통해 동서양을 연결하는 교통과 무역의 요지에 위치하고 있어 다양한 민족과 문화와 종교가 공존하고 있는 지역이다. 특히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갈등이 나타나지 않는 이유는 역사적으로 개방성을 지니고 공존의 분위기가 넘쳐나기 때문일 것이다. 말레이시아는 말레이계 60%, 중국계 25%, 인도계 7% 등 다양한 민족이 어울려 살고 있으며 말에이어와 중국어, 인도어, 영어가 통용되고 있다. 그래서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영어와 기본적으로 몇 개국어를 자연스럽게 하는 다언어의 능력자들이기도 하다. 종교도 비록 국교로는 이슬람교이지만 불교, 기독교, 힌두교가 공존하고 있고 서로의 종교에 대해 배척적이지 않고 상호 인정해주는 분위기가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
초기에는 말라카 왕국에서 시작하여 이슬람교를 국교로 받아들였고 이후에는 포르투갈이 그리고 네덜란드가 점령하였다. 이후 영국의 아시아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말레이 반도 전체가 영국의 지배 아래 놓이게 되었다. 말레이시아에 가보면 다양한 제도가 모두 영국식 모델을 사용하고 있음을 보고 놀라게 된다.
말레이시아의 대표적 산물은 주석으로 유럽의 열강들이 초기에는 이를 위해 들어왔고 필요한 노동력을 중국의 복건성과 광동성 사람들을 데려와 일을 시켰는데 이로 인해 중국인들이 말레이시아 인구의 1/3을 차지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말레이시아의 고무가 유명해졌고 지금도 세계에서 가장 고무를 많이 생산하는 국가가 되었다. 그리고 석유가스, 목재 등도 풍부하며 세계 금융위기에도 강한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다.
다양한 민족과 종교, 그리고 안정적인 경제적 성장 구조를 갖추고 최근에는 제조업에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어 동남아 지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와중에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한데 놀란 중국은 바로 마하티르 총리를 중국으로 초청하였다.
중국에 온 마하티르 총리는 “우리는 새로운 식민지를 원하지 않는다” 라는 말을 서슴없이 하여 중국을 당황하게 했다. 중국과 말레이시아의 관계에서 중국이 오히려 말레이시아의 눈치를 보는 상황으로 변해버렸다. 시진핑과 리커창은 90살이 넘은 마하티르의 강경한 민족주의와 국가이익을 지키려는 태도에 많은 양보를 하는 상황이 전개되었다. 마하티르는 중국이 말레이시아와의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 가를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큰 소리를 칠 수 있었다. 중국의 일대일로에서 말레이시아가 빠진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마하티르 총리의 국가를 위한 노련한 외교력은 미국, 중국, 북한 사이에서 한국이 어떤 외교를 펼쳐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박기철(朴起徹) / 평택대학교 중국학과 교수 / 국제교육통상연구소 소장
basis63@hanmail.net / ☎ 010-7149-89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