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9, 2018

박기철 소장님 중국 칼럼

중국의 빛과 그림자 285 - 중국 인물열전 (26) 시진핑과 건군절 90주년 행사

Author
ient
Date
2018-01-09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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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3
박기철(朴起徹) / 평택대학교 중국학과 / 한중교육문화연구소 소장 / 국제교육통상연구소 소장
basis63@hanmail.net
출처: 평안신문

(26) 시진핑과 건군절 90주년 행사

올해 열린 중국의 건군절(국군의 날) 90주년은 기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에서 거행되었다. 보통은 수도인 북경의 천안문 광장에서 퍼레이드가 열리고 국내외의 많은 지도자들을 초청하여 자신들의 군사력을 과시하는 것이 상례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건군절 행사를 내몽고에 위치한 ‘주일화(朱日和) 군사기지’에서 실시하였고, 초청도 주로 군과 관련된 인물들로 구성되었다.

중국 군대의 정식 명칭은 ‘중화인민해방군(中華人民解放軍)’이다. 그 명칭의 의미는 ‘인민을 해방시킨 군대’라는 뜻으로 중국 군대의 주인이 인민이 아니라 공산당의 군대라는 뜻을 포함하고 있다. 이렇게 해석할 수 있는 것은 그 이유가 있다.

중국의 건군절이 8월 1일로 정해진 것은 중국 공산당이 정권을 장악하기 이전의 일이다. 중국 공산당은 1921년 성립 이후 주로 도시에서 파업 등을 통해 세력을 확장시켰다. 그러나 장개석의 국민당군에 의해 번번히 좌절되었고 이후 중국 공산당 자체의 무장과 군대가 필요하다고 인식하였다.

1927년 8월 1일 새벽에 주은래(周恩來), 주덕(朱德)등이 군대를 규합하여 당시 호남성(湖南省) 남창(南昌)에 있는 국민당군을 기습하여 승리를 거두었다. 이후 1933년에 정식으로 8월 1일을 중국 공산당 건군절로 정하여 오늘까지 이르게 되었다.

이번에 건군절이 열린 주일화 군사기지는 중국인민해방군 북부전략구역의 종합훈련기지로 중국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중국에서 가장 현대화된 곳이다. 또한 이곳은 좌우를 둘러봐도 지평선이 끝간데 없어 보이는 넓은 초원지역이기도 하다.

시진핑은 매년 인민복을 입고 열병식에 참석했으나 올해는 군복을 입고 등장했다. 그가 사병들에게 인사를 하자 사병들은 “대장님 안녕하십니까(首長 好)?”라는 이전의 구호 대신 “주석님 안녕하십니까(主席 好)?”로 변화되었다.

이러한 건군절 행사의 장소와 구호의 변화는 중국과 시진핑의 변화를 의미한다. 첫째로 마오쩌둥 이래 처음으로 열병식에서 주석(主席)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는데, 중국 내에서의 시진핑의 위상이 급격하게 상승되었고 권력이 1인체제로 집중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의 권력체제는 정당군(政黨軍)의 3개로 구분되어 있고 그중 공산당이 정부와 군대를 이끄는 형식으로 만들어져 있다.

공산당내 최고의 핵심은 정치국 상무위원이고 강택민부터 집단지도체제를 이루어 왔다. 강택민(江澤民)과 호금도(胡錦濤)시기에는 중국내의 공산주의 청년단, 상해방, 태자당들이 권력을 서로 분점하여 균형을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시진핑은 이러한 권력의 분점을 깨뜨리고 자신이 명실상부한 모든 권력을 장악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등소평도 당시의 원로들과 협의체적 권력을 장악하였으니, 시진핑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것은 모택동 이후 처음으로 있는 일이다.

시진핑은 이제 자신의 손에 국가주석, 중국공산당 총서기,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을 명실상부하게 장악하였음을 이번 건군절 행사에서 보여주었다. 앞으로의 중국의 권력은 시진핑이 독점하게 될 것이며, 자신의 정당성을 더욱 견고하게 하기 위해 대외적인 정책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다.

시진핑의 중국은 경제력을 바탕으로 강력한 군사굴기를 준비하고 있음을 이번 건군절에서 보여주었다. 열병식에 등장한 무기들중 40% 이상이 새로운 무기들로 채워졌고, 단순히 보여주는 것을 넘어서서 내용에 있어서도 언제든지 실전에 투입될 수 있음을 과시했다. 중국의 강력한 팽창주의와 군사굴기를 중심으로 하는 중화주의는 우리에게 보다 어려운 선택들을 강요할지도 모른다.